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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혁건 Jan 16. 2017

제2장 Don't Cry

돌고 돌아 제자리


사실 나 같은 사지마비 환자가 재활치료를 열심히 한다고 해도 이미 끊어진 중추신경은 다시 회복되는 것이 아니다. 

원래 재활치료라는 것은 현재의 몸 상태에 적응하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함이 더 크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중도 장애를 입게 된 경우라면 재활치료에 기대를 품게 되고, 나 역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 재활치료에 큰 희망을 걸었다. 


기대와 달리 재활병원에서는 아무런 변화도 없이, 똑같은 일과만 무의미하게 이어졌다. 

자동으로 몸을 움직여주는 자전거를 몇 분 타고, 온몸이 묶여 30분 일어서 있다가 매트에 누워 물리치료를 20분 정도 받고, 30분대기 20분 운동 30분대기 다른 운동 20분, 식사와 운동의 반복이었다. 

나아질 거라는 희망의 시간이라기보다 그저 장애를 반복해서 확인해야 하는 시간들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와 나의 가족들은 재활치료를 놓지 못했다. 

원칙상 한 대학병원에서 2개월 이상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여러 재활 병원을 전전하며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고대 안암 병원과 세브란스 병원을 거쳐 잠실 요양병원에서 3달, 다시 세브란스 재활병원에 2달, 일산 재활병원에서 2달, 우이동 요양병원에서 7달. 

국립 재활원에서 3달을 있다가 의정부 요양병원으로 갔는데 욕창이 재발해서 다시 욕창치료까지…      

 

“재활 해 봤자 좋아지지 않습니다. 

돈들이지 마시고 집으로 가세요. 

일상생활에 익숙해지는 게 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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