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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혁건 Jan 17. 2017

제2장 Don't Cry

돌고 돌아 제자리

의사선생님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한 달 재활 치료 병원비만 거의 500만원이었다. 

2년을 했다. 혹시나. 

어쩌면. 내게도 기적. 이라는 게 일어나지는 않을까. 


죽어라 재활치료를 받으면 마비된 몸이 돌아오지는 않을까… 

하지만 내 몸의 시간은 2년 전 그대로 멈춰있었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집으로 돌아간다는 건 희망을 버리는, 

무기력하게 포기해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외국에서는 사지마비 환자에게 빠른 퇴원을 권한다고 한다. 

재활치료에 매달리는 것 보다 일상으로 돌아가 예전처럼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환자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물론 관절이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관절을 움직여주는 운동은 매일 필요하지만 그 외에 물리치료나 작업치료를 한다고 해서 몸이 예전처럼 제 기능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사고 후 6개월이나 1년 정도 안에 환자가 약간의 회복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나도 전혀 움직이지 않던 오른쪽 팔을 아주 조금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팔의 힘으로 움직인다기보다는 어깨 삼각근을 이용해 팔을 미는 움직임인데, 팔을 약간이라도 움직일 수 있게 되니 전동 휠체어 운전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나의 기적이었던 것 같다. 

처음 전동 휠체어를 타는 순간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자유로움을 느꼈었다.

2015년 3월, 

나는 모든 현실을 받아들이고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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