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것, 하기 싫은 것, 해야 하는 것

일상 에세이

by Pink Brown

누구에게나 그 어떤 시점에서라도 항상 존재하는 것들이 있다.


하고 싶은 것

하기 싫은 것

해야 하는 것


음.. 솔직히 하고 싶은 것은 자주 나타나지 않는다. 주로 해야 하는 것들이 바로 눈앞에 놓이고, 하나씩 꾸역꾸역 해치워나가다 보면 하기 싫은 것들이 등장한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한다. 왜냐면 해야 하니까. 안 해도 되는 것이면 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해도 좋을 것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주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 꼭 해야 하는 건 아닌데 왠지 느낌에 해야 할 것 같은 것들도 있다. 자기 자신에게 엄격할수록 느낌적으로 해야 할 것들이 늘어난다. 자기 검열에 걸려버린 것이다. 그래서 필요하다. 진짜 꼭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솎아낼 시간. 나를 하얗게 불태우지 않아도 크게 문제가 없을 정도로 주변을 정리하는 시간. 욕 그까짓 것, 핀잔 수준 정도는 먹어도 삶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다들 잊어버린다. (내가 뭐 얼마나 이쁘다고 그렇게 오래 기억을 해주겠는가)


해야 하는 것들을 하다 보면 하루가 간다. 일주일이 가고, 어느새 한 달이 간다.

그러다 계절이 지나고, 계절이 변함에 따라 또 무언가 해야 할 일이 생기고, 그러다 일 년이 간다.

그렇게 시간은 무한 반복된다. 나이를 싸복싸복 먹는다.

가끔 뒤를 돌아본다.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내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내가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솔직히 이제는 잘 모르겠다. 빠져드는 것? 좋아하는 것? 즐거운 것? 재미? 최소한 하기 싫지는 않은 것?

무엇이든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하고 싶다면 그것은 일이 된다.

사람은 일을 하다 보면 갑자기 그만두기 어려워한다.

그렇게 일은 계속 늘어난다. 와... 쓰다 보니 인생이라는 것이 참 별로다.


그럴 때마다 그저 아주 잠깐, 정말 진짜 잠깐 눈을 들어본다.

공기의 냄새를 맡아본다.

손가락 사이로 바람을 통과시킨다.

이어폰을 빼본다.

어쩌다 5초쯤 멈추고 꽃이나 잎을 관찰하기도 한다.

뒤뚱거리며 걸어가는 귀여운 아이를 멀찍이서 따라가 본다.

물 웅덩이에 비친 아파트와 하늘을 바라본다.

그림자의 길이를 비교한다.

매일 지나치는 나무의 색이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본다.


그러면 문득, 이런 기분이 든다.

그렇게 나쁘지 않네.


그러다 도로가 나타나고, 차가 마구 지나가고, 지옥철에 흔들리다 매번 내리던 데서 내려서 매번 가던 데로 간다. 해야 할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조금은 낫다.


그렇게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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