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편지 - 25년 8월

by Pink Brown

8월은 물의 달입니다. 저에게는 그렇습니다.

더위를 식히기 위한 물안개 분사기, 첨벙 뛰어들게 되는 수영장의 물보라, 광장에서 불쑥불쑥 올라오는 바닥 분수의 깜짝임(그 와중에 엉덩이로 물을 받아내는 기저귀 찬 아이의 귀여움은 덤입니다), 조금만 움직이면 흘러내리는 땀방울, 온몸을 번들거리게 만드는 공기 중의 습기, 말 그대로 찜질방보다 밖이 더 심합니다. 그 모든 것들을 물이 에워싸고 있습니다.


이런 날은 수영장이 정답이지요.

회사 휴양 시설에 있는 아담한 수영장을 방문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어른이든 아이든 다 똑같은 존재가 되어 웃고 떠들고 첨벙이고 유영합니다. 수영장 밖은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흐르지만 물속은 시원하고 청량합니다. 수영을 못하더라도 수영장은 유효합니다. 첨벙 들어갔다가 온몸을 적시고 나오기만 해도 밖에 앉아있을 만하게 시원해집니다. (물론 수영복을 입고 있어야겠지요) 이제는 저보다 덩치가 커진 아이들이 물속에 가라앉았다 떠오르기를 반복합니다. 튜브를 끼고 물속을 걸어가는 아이의 꽁무니에 슬쩍 매달려봅니다. 이제는 아이가 한번 뒤돌아볼 뿐, 놀라지 않고 여유롭게 저를 끌고 돌아다닙니다. 그 느낌이 너무 좋아 얼굴로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매달립니다. 아, 째려보네요. 알아서 떨어져 줘야죠. 아쉽습니다.


수영장에 회를 떠서 가져가본 적이 있으신가요?

얼음팩을 앞뒤로 댄 연어회를 수영장 옆 야외 테이블 위에 펼칩니다. 울 집 남자들이 좋다고 달려들어 먹어댑니다. 저는 한 젓가락도 먹지 못했지만, 너무 순식간에 동이 나는 바람에 더 가져올 걸 하고 후회합니다. 하지만 항상 그러하듯이 많이 가져오면 남습니다. 양 맞추는 것이 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만족스럽게 트림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습니다. 아, 너무 아들 바보 같아 보이는군요. 여기에 미리 얼려온 얼음물까지 마셔주면 더위는 싹 사라집니다. 이렇게 체력을 충전하면서 아이들은 수영장이 끝날 때까지 물놀이를 합니다. 그 체력에 존경심까지 생기게 되는 여름입니다.


운영 시간이 끝난 수영장은 고요합니다.

주변을 밝히는 작은 간접 조명들이 물 표면에 살랑살랑 부딪힙니다.

아이들은 노는 곳까지 챙겨운 숙제를 꾸역꾸역 해치우고 체력 방전으로 골아떨어집니다.

8월은 이렇게 지나가겠지요.

이제 더위가 슬슬 지겨워지고 있습니다. 빨리 9월이 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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