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ː명 [생명] 01. 곶감색

색 이름에 생명을 불어넣다 / Dried Persomin

by Pink Brown

[곶감색]

갈색에 어두운 빨강이 더해진 곶감의 색

주황계열

겉면에 붙은 분태의 양과 마름 정도에 따라 색이 서로 다르다


[에피소드]

요즘 곶감색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이 곶감색에 동의하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곶감은 반시에 가까운 부드럽고 말랑한 곶감이지만, 나 어릴 적 곶감은 정말 저장성이라는 목적에 걸맞게, 약간은 딱딱하고 힘주어 만지면 형태를 세로 누름 동그라미 형태로 변경할 수 있는 (가로누름 길쭉한 모양으로 주로 포장되어 있었다) 것이었다. 더 많이 말랐기에 새하얗게 붙어있는 분태를 걷어내고 나면 갈색빛이 나는 깊은 주황색이 곶감색이었다. 질깃질깃한 식감에 은은하고 깊은 단맛이 나던 곶감. 가을이 되고 추석이 지나고 나면, 찬바람이 부는 할아버지 제삿날 전후로 해서 그 해에 만든 곶감을 먹을 수 있었다. 딱딱한 편이라 많이 먹지 못하지만, 그래서 아껴먹을 수 있었고, 함부로 씹었다가는 딱딱한 씨에 이가 나가는 듯한 고통을 느낄 수 있어 찬찬히 먹어야 했던, 씹으면 씹을수록 올라오던 그 달큰함. 설탕의 단맛, 꿀의 단맛, 과자의 단맛과 다른 단맛을 느낄 수 있는 간식이었다. 그래서일까. 늦가을이 되면 괜스레 그 옛날의 곶감이 떠오른다. 지나가는 길에 우연히 만나는 노오란 감이 주렁주렁 달린 감나무에서, 계피향이 진하게 나는 수정과를 마실 때, (수정과의 단맛을 더하기 위해 곶감을 넣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 통통하게 불어버린 곶감을 꺼내먹는 것 또한 별미였다) 대추차를 끓이는 주전자에서 나는 향기로운 향을 맡을 때, 곶감은 어김없이 머릿속에 스스륵 자리 잡는다. 요즘은 딱딱한 옛날 곶감이 하품으로 취급되어 구하기도 쉽지 않지만, 그리고 반시에 가까운 부드러운 밝은 주황색 곶감이 맛있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아주 가끔, 먹고 싶어 진다. 그 추억의 맛을.


[나만의 색]

어두운 갈색빛이 나는 짙은 주황색의 곶감은 어릴 적 추억에 자리 잡은 단맛의 색이다. 새콤함이나 톡 쏘는 맛, 자극적이거나 다양한 맛이 섞이지 않은 그저 깊고 깊은 달큰함의 맛. 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은 적당한 단맛. 나에게 곶감색은 과유불급의 단맛 색이다.


출처 : 색이름 (오이뮤, 201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