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잘 못 잤었다, 그때는.
잠을 잘 자게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잠이 너무 많이 온다, 이제는.
그 시절 그 친구는 잠을 너무 많이 잤다. 자연히 연락이 잘 안 되었고, 더러 다투었다. 우울증이 무기력증의 형태로 나타난 것이었다. 지금의 내가 그렇게 잠을 많이 잔다. 초저녁부터 곯아떨어지는 것은 기본이고, 아침에 의식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눈을 감고 있는다거나 혹은 한참 동안 천장을 바라보고 누워 있다. 밤에 그렇게 많이 자고도 낮에 까무룩 눈이 감기기도 한다. 무엇을 위해 살아야[글을 써야] 하는지 모르겠는 순간도, 내 인생은 가망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도 제법 많이 찾아온다.
물론, 피아노 연습도 하고,
설거지도 하고,
책도 읽고,
당근도 한다.
식욕은, 많다. 너무. 마음이 허하니 자꾸만 먹게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살아 있다, 이렇게.
휴- 한숨을 내쉬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