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심을 이겼다기보다

by 눈물과 미소



당근 거래를 했다. 책 두 권을 오천 원에 올려놨던 것이 팔린 것이다. 모피 코트를 걸친 태*맘 님은 바쁜 걸음으로 종종거리며 나타났다. 책을 건네자 지갑을 열어 허겁지겁 돈을 꺼내는데 만 원짜리 지폐와 천 원짜리 한 장을 꺼내는 것이었다. 나는 잔돈을 가지고 있지 않아 난감했다.


"제가 오천 원이..."

"한 권에 오천 원이었나요?"


낌새가 이상했다. 나는 잔돈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었는데 태*맘 님은 한 권에 오천 원이었냐고 되묻는 것을 보니 가격을 착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오천 오백 원으로, 한 권에 말이다. 순간 탐심이 일었다. 내가 "네, 한 권당 오천 원이에요."라고 태연히 대답하고 만 원짜리 지폐를 받아 들었다면, 나는 두 배의 돈을 챙기게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쉬움을 떨치지 못한 목소리로 답했다.


"두 권에 오천 원이에요."

"그런가요? 주차비 벌었네요."


그랬더니 이번에는 천 원짜리 지폐를 네 장을 주었다가, 한 장을 더 달라고 하니 두 장을 더 주었다. 정말 정신이 없는 모양이었다. 주차비 이야기를 두어 번 한 것으로 보아 아마 십 분 이내에 회차를 하지 않으면 주차 요금을 물어야 한다는 생각에 가득 차 있었던 것 같다.

오천 원을 더 벌 수 있었다가 양심선언을 해서 물 건너가 버렸고, 태*맘님이 정신없는 통에 천 원이라도 더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지는 것이었다. 결국 천 원을 돌려준 것은, 천 원에 양심을 팔 수 없다는 기개라기보다, 그저 나쁜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마음의 소리를 거역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태*맘 님은 정신이 없어서 그렇다는 말을 연신 반복하며 천 원을 거둬들였다.

결국 옳은 일을 하고 만 후 터덜터덜 돌아오는 길에 나는 탐심에 대해 사유했다. 첫째, 이렇게 적은 이익에 나의 양심이 흔들린다는 사실에 놀랐다. 둘째, 옳은 일을 하고도 이토록 속이 불편해진다는 사실에 또한 놀랐다.


나는 나의 바람과 달리 청렴하지도, 결백하지는 더더욱 않은 것이다.


오늘의 부끄러운 고백이었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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