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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피터팬 May 27. 2024

향미증진제(조미료)와 MSG

우리나라 사람들은 음식에 MSG를 첨가하는 것에 대한 지나친 거부감이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SG가 함유된 라면에는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사족을 못쓰는 사람들이 많다. MSG는 왜 고향의 맛(?)이 나는 걸까.......         

 

조미료(調味料)는 조리시 부족한 신맛, 단맛, 짠맛 등을 부여하여 맛을 증진시키는 물질이며 일반적으로 조미료, 향미증진제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신맛을 내는 식초나 단맛을 내는 설탕, 짠맛을 내는 소금은 현재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조미료와 다른 카테고리의 물질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일반적으로 조미료라고 인식하는 식품첨가물은 MSG와 같이 소량을 첨가하여 음식의 감칠맛을 높이는 물질을 조미료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전통 조미료 역할을 하는 식품(음식)에 대해 살펴보자.      




우리나라 음식에서 전통적으로 조미료로서 사용하는 식품에는 무엇이 있을까..... 

음식의 간(맛)이 안맞을 때 무엇을 넣으면 음식이 간이 맞을까.......  


우리는 전통적으로 간장을 음식의 간을 맞추고 음식에 감칠맛을 부여하는 조미료의 용도로 사용하여 왔다. 그래서, 집집마다 간장을 만드는 일이 중요한 행사로 자리 잡았고, 오래된 종가집의 씨간장은 납득하기 어려운 비싼 가격에 팔리기도 하고 구하기도 어렵다. 오래되고 맛이 좋은 간장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 집안 안살림의 자부심으로 여겨지곤 하던 때도 있었다.      


자.... 그럼 우리나라 식생활에서 간장의 용도를 살펴보자. 간장을 한 사발씩 먹는 사람은 없다. 간장은 음식의 간을 맞추기 위해 소량 첨가하였고, 그 간장의 맛에 따라서 음식의 맛이 달라진다. 그래서 맛있는 간장은 그 집안의 자랑이 되기고 하였고, 간장을 만들기 위한 비법이 존재하기도 한다. 그러면, 간장에는 어떤 성분이 들어있길래 음식의 맛을 좋게 만드는 것일까...,,,,           


간장은 주로 콩(대두)으로 만든다. 정확히는 콩 단백질로 만든다. 노란 콩를 삶아 절구로 찌어 직육면체 형태의 메주를 만들고 건조시킨다. 약간 건조시킨 메주를 짚으로 묶어 매달아 놓으면 공기 중의 곰팡이 등 미생물을 자연적으로 자라나 메주를 발효시키는데 이것을 메주를 띄운다고 한다. 메주에 증식된 곰팡이, 세균 등이 발효균주로 작용하여 메주 안의 콩 단백질이 발효·분해하게 된다. 잘 띄운 메주를 씻어 항아리에 넣고 소금물을 부어 수 개월동안 발효를 진행시키면 첫 간장이 된다. 그 후 메주를 간장과 분리하고 한번 끓여 다시 발효시키면 집간장으로 만들어진다. 이와 같이 우리 전통 식단에서 조미료로 사용되는 간장은 콩 단백질을 발효하여 만들어진다. 그러면, 콩 단백질이 발효 분해된 산물인 간장은 음식의 맛을 어떻게 좋게 할 수 있을까......          

여기서 단백질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모든 단백질, 즉 육류, 콩단백질, 효소, 콜라겐 등 모든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구성성분이다. 메주의 콩 단백질은 발효미생물에 의해 아미노산으로 분해된다. 단백질을 구성하는 20 종의 아미노산들은 각각 맛을 내는 데 관여하는데 신맛, 단맛, 쓴맛을 낸다. 그리고 특히 감칠맛을 내는 성분으로는 glutamic acid와 aspartic acid가 있다. 이것이 콩 단백질이 발효분해되어 아미노산으로 가득한 훌륭한 조미료(간장)로 변화되는 순간이다.      



우리가 현재 음식에 감칠맛을 부여하기 위해 사용하는 대표적인 조미료로는 MSG(monosodium glutamate)가 있다. MSG는 감칠맛을 내는 아미노산인 glutamate에 나트륨이 한 개가 붙은 형태이다. MSG를 음식에 넣게 되면 마법의 가루라고 불릴 만큼 음식에 감칠맛이 높아진다(맛있어 진다). 이 glutamate는 모든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하나이고, 매일 섭취하는 우유제품인 우유나 치즈, 채소류인 토마토, 옥수수, 완두콩 등에 다량 함유되어 있고, 모유에도 함유되어 있다. 하지만, MSG는 화학조미료라는 인식이 아직도 있고, 되도록 이면 MSG를 피하려는 노력한다.      


미원(味元)이라고 불리는 MSG를 발명은 1920년대 일본에서 이루어졌다. 초기에는 MSG를 합성할 수 없어 천연의 밀 단백질을 황산이나 염산으로 분해하여 아미노산으로 분해한 다음 아미노산 중에서 glutamate를 분리하여 제조하였다. 이와 같이 황산이나 염산이 사용되는 공정으로 인해 아직도 MSG는 화학조미료라는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1940년대에는 일본에서 석유화학공업이 발전함에 따라 실제로 식품과 전혀 관련이 없는 플라스틱을 만드는 공정을 이용하여 MSG가 제조된 적도 있다.      

이러한 화학조미료라는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근에 생산되는 MSG는 발효미생물을 통한 발효공정을 통하여 100% 생산되고 있다. 원당(설탕)을 원료로 코리네박테리움(Corynebacterim glutamicum)이라는 미생물을 배양하여 glutamate를 생산하고, 여기에 나트륨을 붙여 정제하여 MSG를 생산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생산되는 미원은 그 포장에 발효조미료라는 이름으로 광고하고 있으며, 실제로도 발효과정으로 통하여 생산된다.      


그러면, 다음으로 논란의 여지가 되는 것은 MSG가 해롭냐, 아니냐의 문제이고, 먹어야 하는냐, 말아야 하는냐의 문제이다. 해로운지 아닌지의 문제는 ‘우리 몸에 위해를 주는 냐’의 문제이고,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 뿐만 아니라 미국 FDA, 유럽 등 여러 나라에서 장기간에 걸친 연구 끝에 해롭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래서, MSG의 사용과 섭취에 있어서 상한섭취량을 설정하고 있지 않다. 즉, 많이 먹어도 해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면, MSG를 먹어야 하는냐, 말아야 하는냐의 문제로 돌아가 보자. 식품학자의 입장에서 보면 MSG는 필수영양성분이 아닌 합성 식품첨가물이다. 따라서 MSG가 함유된 식품, 음식을 일부러 찾아 먹을 필요는 없지만 먹지 못할 음식으로 치부할 필요는 없다. 또한 MSG는 적은 양을 첨가하면 식품의 맛을 향상시키지만 지나치게 많이 첨가하면 맛이 불호가 되어 많이 넣을 수도 없다.      


오히려 더 우려되는 점은 따로 있다. 식품첨가물공전에 향미증진제로 구분되는 MSG 조미료는 맛을 마스킹하는(덮어버리는) 능력이 강하다. 즉, 요리초보가 맛을 좋게 하는 긍정적인 역할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사람들이 신선하지 못한 식재(食材)로 음식을 만들고 MSG를 첨가하여 맛을 냄으로써 이윤을 남기는 부정한 방법으로의 이용이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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