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람난 인문학 Sep 05. 2024

시칠리아 섬 동쪽의 도시
타오르미나(Taormina)


 대략 15년 전쯤 이탈리아의 섬 시칠리아에 갔다.

물론 업무로 갔지만 사심이 대단히 컸었다.

일을 최대한 빨리 끝내고 여행을 좀 하고 싶었다.

그리이스 시대에 지어졌던 원형 극장에서

CF촬영을 하기 위한 비즈니스 트립이었다.

타오르미나에 있는 원형 극장은 정문의 기둥과

스탠드의 일부가 남아 그 위용을 알 수 있었다.

일만 아니면 정말 여행을 하고 싶은 곳이 많았다.

그러나 일이라는 것이 순리대로 하면 일찍 끝나고

하늘이 안 도와주거나 스탭들이 준비가 잘 안될 때는

지연되기 일쑤다.

일한 경험으로 보면 제대로 되는 경우보다

딜레이 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가장 큰 해방꾼은 날씨였다.

아무리 사전 체크하고 가더라도

벌어지는 해프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많았다.

그런데 시칠리아는 행운의 연속이었다.

날씨가 환상적이었고

이탈리아 스탭들이 빡세게 일하지 않기로 유명한데

모두 잘 따라와 주었다.

정말 행운이었다.

그래서 이틀 정도의 시간이 남아

타오르미나 곳곳을 여행하기도 했다.

활화산인 에트나 산에서 뿜어나는 용암과 연기가

보일 정도로 가깝게 있었고

그리이스의 아우구스투스황제에게 점령당했고

얼마 후에는 이탈리아에 속국이 되었다.

두나라의 점령을 받아서 인지

시칠리아 출신의 마피아는

전세계적인 규모와 악명을 떨치고 있다.

나라들이 바뀌면서 남긴 유산 중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음식이었다.

지금은 레스토랑 이름은 잊었지만

세계 각국의 셀럽들의 기념 사진이 가득한 곳이 있었다.

이탈리아 로마도 아닌 섬까지

그 바쁜 셀럽들이 올 정도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주인에게 대한민국 최고의 광고인이라고

말하고 촬영을 부탁했다.

한달 후에 제작해서 걸어놓는다고 했는데

아직도 확인 방문을 못하고 있다. ㅠㅠ

해외 여행을 많이 했지만

그때까지 이곳은 내 기억 속 넘버원이었다.

쿠바 아바나를 가기 전까지는….


작가의 이전글 우발적인 운동이 암을 예방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