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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난 인문학 Sep 26. 2024

상대가 우리를 이기려면 18회가
필요했다


 2018년 미국 월드시리즈 3차전은

연장 18회까지 가는 진기록을 세웠다.

끝날 것 같지 않던 게임은

LA다저스 맥스 먼시의 끝내기 홈런으로 막을 내렸다.

이긴 팀도 진 팀도 엄청난 데미지를

입은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래도 이긴 팀은 이겼으니까

긴긴 피로를 털고 일어날 수 있겠지만

모든 것을 쏟아 붇고도 진

보스턴은 죽을 맛이었을 것이다.

덕 아웃에 풀 죽어 고개를 떨구고 있는 선수들에게

패장인 보스턴 레드삭스의 코라 감독은

라커룸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가 약해서 18회에 진 것이 아니라

상대가 우리를 이기려면 18이닝이나

필요했던 것”이라고 격려했다.

졌다는 사실을

단순히 우리가 모자라서 진 것이 아니라

상대가 우리를 이기기 위해서는

정규 이닝인 9회로 안 되었고

연장전도 한 두 회로도 안되었다.

무려 9회까지 더 연장해서 이긴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단순히

한 게임을 진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야구를 잘하는 팀도

우리를 이기기 위해서는

9이닝이 더 필요했다라고 말한 것이다.

똑 같은 현상을 자기 팀에게 힘이 되는

메시지로 바꿔서 말한

코라 감독은 명장 중 명장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명장이 있었으니까

3차전 한 게임은 졌지만

그해 우승은 당연히 보스턴이었다.

월드 시리즈 역사상

최장 이닝인 18회까지 혈투를 벌였고

게임 시간도 무려 7시간 20분이라는

최장 시간 동안 양팀은 승부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것이다.

참고로 바로 전 게임인 2차전은

우리나라의 류현진 선수가 등판했지만

2:4로 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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