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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난 인문학 Sep 30. 2024

부에노스아이레스가 그리운 날


 나이가 들면서 많은 것들이 이슬처럼 사라지는 것들이 있다.

내가 젊은 시절에 꿈꾸었던

아프리카 최남단 케이프타운은 점점 멀어지고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내 자신의 지도에서

사라진지 오래되었다.

2,30대 그 치열한 삶을 살아갈 때

나는 늘 꿈꾸었다.

아프리카 남단은 어떤 도시일까?

흑백 갈등이 심했다는

그 도시는 어떤 느낌일까?

또 한번도 가 보지 못한 대륙

남 아메리카의 아르헨티나가

늘 머릿속의 그리움으로 있었다.

그 이유는 모른다.

그 생각의 뿌리는 알 수 없으나

아마도 막연하게 ‘에바 페론’에 대한

동경(?)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어린 시절에 읽은

책의 영향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 시절에는 독재 국가들에 대한 미화가

심했던 시절이어서

그 기억의 산물이 아닌가 싶다.

그냥 젊은 시절에 막연한 그리움의

대상으로 있는 나라를 가보고 싶은 것이다.

체 게바라에 대한 동경으로 쿠바를 가봤듯…

"Don't cry for me Argentina. The truth is I never left you....."

이 애절한 노래는 미국 브로드웨이의

거장 앤드류 로이드 웨버(Andrew Lloyd Webber)가 작곡했다.

이 노래는 1978년 초연된 뮤지컬 ‘에비타’에서

여주인공이 애절하게 부르는 노래이다.

밖으로는 독재자의 부인으로 손가락질 받았지만

안으로는 사랑을 받은 퍼스트 레이디였다.

에비타는 에바 페론의 애칭이다.

그녀가 브로드웨이의 등장한 것은

그녀의 굴곡진 삶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을 것이다.

에바 페론은 시골 빈민층의

사생아로 태어났지만

그녀는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고

국민의 사랑을 과분하게 받은

퍼스트레이디로 등극했다.

한 때는 아르헨티나 국민으로부터

‘성녀’라고 칭송되었지만

그녀의 삶은 요동치는 권력 앞에 촛불처럼 위태로웠다.

그녀는 33살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한편으로는 국민적 영웅이라는

평가가 있는가 하면

다른 편에서는 아르헨티나 몰락의 주범이라는

악명을 가지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아르헨티나

시골 마을에는 아직도 집안에

에바 페론의 사진을 붙여 놓은 집들이 있다고 한다.

추앙과 그리움의 결과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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