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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난 인문학 Oct 07. 2024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고전 명작 중 하나인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마주한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를 관람했다.

이순재선생이 캐스팅된 것은 관람하지 못했는데

우연치 않게

내가 관람하는 시간에 박근형선생과 함께 

객석에서 관람하고 있었다.

후배들 공연을 응원 차 온 것 같은데

오히려 주눅들지 않았을까? ㅋㅋㅋ

기발한 코미디이지만

부조리에서 나오는 웃음과 재치가 매력적이다.

언더스터디 배우들의 애환을 

속도감있게 표현하고 있어

마냥 슬프지도 마냥 즐겁지도 않지만

가슴에 찡하고 남는 작품이었다.

우리 현실 세계에서도

희망고문이라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이 있는데

어쩌면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사 하나하나가 유머가 있고

재치 넘치지만

그냥 웃기려는 대사가 아니라

철학적 담론을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더스터디들은

언제 무대에 올라갈지 모르기 때문에

완벽한 상태로 스탠 바이해야 한다.

배우는 무대 앞에 섰을 때 비로서 존재감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무대 뒤에서 기다려야 한다.

언젠가 무대에 오를 간절한 소망으로…

사실 사무엘 바케트의 원작인 ‘고도를 기다리며’도

실체없는 고도(Godot)를 무작정 기다린다.

사실 그들은 ‘고도’가 누구인지도 모른다.

왜 기다리는지 심지어 ‘고도’가 누구인지조차 모르고

기다리고 기다린다.

부조리다.

그런데 이런 부조리가 현실에서는 늘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고

오지 않는 친구를 기다리고

일하는 파트너의 긍정적 답변을 기다리는 것은

현실 세계의 일상이다.

더 넓게 본다면

국가도 마찬가지다.

국가와 국가 간에 일방적인 관계는 없다.

하나를 주면 하나를 받는 관계가 요즘의 현실이다.

오랜만에 대학로에 가서 그런지

낯선 풍경들이 많았다.

우선 상가들의 아이템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오랜만에 대학로에 가서

관람하고 돌아오는 길에

다시 한번 소설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다짐해 본다.

신춘문예 8번을 도전하고

낙선했지만

아직도 소설가에 대한 꿈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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