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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난 인문학 Nov 05. 2024

4212번 버스에서 일어난 일

 다들 각박하다고 하지만

아직도 세상은 아름다운 일이 많다.

작년 이맘 때쯤

서초구 방배동과 광진구 중곡동을 오가는

4212번 버스에서 일어난 일이다.

황급히 버스에 올라탄 승객이

카드를 요금 결재기에 댔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승객은 누구나 그렇듯

다른 카드를 찾았으나 없었다.

당황한 승객에게 송재일기사님은

“괜찮다”

“일단 타시라”고 말하고 운행했다.

그 여성 승객은 목적지에 내리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내렸다.

여기까지면 기사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틀 후 4212번 회사인 우신운수에

건강음료 10박스가 도착했다.

피로회복제 음료 300개 분량이었다.

그날 요금을 내지 못한 여성 승객이

감사한 마음으로 보낸 것이다.

음료만 온 것이 아니었다.

음료 박스에 그날 내지 못한 요금까지

들어있었다.

버스 회사에 의하면

여성 승객은 아침 8시 17분경

버스에 올라탔다.

아마도 시간 상 출근하는 시간대로 보여진다.

승객 입장에서는

바쁜 출근길에 얼마나 당황했겠는가?

출근하는 입장에서는

아침에 출근 준비하고 바삐 나와

버스를 탔는데

교통카드가 되지 않했으니

또 얼마나 당황하고 무안했겠는가?

이런 상황에 기사님이

안심시키고 출근길을 도와줬으니

또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여기서 끝나도 하나도 이상할 것 없는 일인데

감사한 마음을 표현한 승객분이

9시 뉴스에 보도될 만큼의 훈훈함을 더한 것이다.

아마도 선행을 베푼 기사님도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이다.

이런 아름다움이 각박한 세상에

살아가는 힘이 되게 하는 것이다.

운동해서 육체적 근육만 만들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마음의 근육을 만들어 봄직하다.

마음의 훈련이 필요한 싯점이다.

각박하다고 한탄만 하지 말고

나부터 아름다운 일을 실천하는 것이다.

작은 일부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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