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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난 인문학 Aug 12. 2024

야구 시즌만 되면 생각나는 대투수 최동원



 고1 때로 기억된다.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당시 내가 재학하던 


배문고와 경남고가


대통령배에서 맞붙은 적이 있었다.


동대문야구장에 응원하러 갔는데


연습 투구하는 상대팀 투수가 만만해 보였다.


체구도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았고 안경까지 착용하고 있었다.


체구가 커 보이지 않은 것은


관중석 멀리에서 봤기 때문일 것이다.


그때만 해도 투수가 안경 쓴 선수는 드물었다.


'안경 쓴 얘가 던지면 얼마나 잘 던지겠어?'


이런 생각을 하고 응원하고 있었는데


그러나 막상 게임이 시작되자


그의 강력한 직구에 우리 선수들은 헛스윙만 해댔다.


그 선수는 강력한 직구와 절묘한 컨트롤로


우리 선수들을 농락했다.


스코어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완봉을 당했던 것 같다.


그 선수가 커서 나중에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전설 중에 하나인 최동원 선수가 되었다.


이닝이 끝날 때마다 그는 고개를 쳐들고


덕아웃으로 들어가곤 했다.


적으로 만난 그때는 그 선수가 그렇게 미웠고 건방져 보였다.


그는 프로에 진출해 103번을 이기고 74번 패했다.


그러나 그가 패한 게임에서도 내가 고등학교 때


그를 본 것처럼


마운드를 내려올 때 단 한번도


고개를 숙이지 않았던 것 같다.


건방지다는 비난도 샀지만 난 그의 그런 자세가 좋았다.


그의 영원한 팬이었다.


다만 나의 홈인 LG와 붙을 때를 빼고 나는 항상 그를 응원했다.


그의 당참이 멋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대학 1학년 때 국가 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프로야구에 들어와


그는 1984년 7전 4승제에서 혼자 4승을 거머쥐고


롯데에 우승의 영광을 안겨주었다.


 그는 늘 쉬운 길을 가지 않았다.


구단에서도 연봉이 낮은 선수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투쟁했고


그런 눈엣가시 행동은 결국 트레이드 되는 불운을 겪었지만


그의 당참은 꺽어지지 않았다.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가진 선수로 기억하고 있다.


가을 야구 시즌이 되면


대투수 최동원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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