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조직이든 선배가 있다.
당연히 선배가 있으면 후배도 있다.
어느 곳이나
어느 조직이나
어느 회사나
선배가 있고 선임이 있다.
그 반대로 후배도 있고 후임도 있다.
상하가 조화가 잘 이뤄지는 곳이
강한 조직이고 일류 기업이다.
선배들은 시간과 함께 경륜이 쌓이고
그것이 곧 무기가 된다.
자연히 후배들의 존경을 받게 되고 따르게 된다.
혼자만 잘났다고 거들먹거리면
따르는 후배가 없어진다.
나이가 들어가면 경륜이 쌓이는 것이 아니라
외로움이 쌓이게 된다.
우리 나이 때에는 사수와 조수 개념으로
일을 배웠다.
깐깐한 선배를 만나면 엄청 고생하는데
시간이 흘러 자신이 선배가 되면
깐깐했던 선배가 얼마나 고마운 지 모른다.
반면에 대충대충 가르쳐 주는 선배가 있는데
당시에는 좋을 지 몰라도 나중에는
일을 잘 몰라 고생하게 된다.
나는 군대에서 전형적인 두 분을
사수로 모셨다.
한 분은 상주 출신으로 상고를 졸업한 선임인데
정말 빈틈이 없었다.
항상 웃는 얼굴로 다가오지만
늘 지적을 했다.
청소 상태가 나쁘다거나
박스 정리가 삐딱하다든지
매일매일 지적하는 레퍼토리가 달랐다.
그 선임의 눈에 든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렇게 혹독한 훈련을 받고 6개월 정도 있으니까
보직 로테이션으로 다른 사수 밑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 사수는 어떻게 하면 밖에 나가 놀 궁리만 하는
선임이었다.
처음 만나서
“야, 군대는 욕만 안 먹을 정도만 하면 돼”
이렇게 말하고 늘 여기저기를 어슬렁거리다가
부대 밖으로 나가는 찬스가 있으면 귀신 같이 알고 나간다.
한나절 정도는 밖에서 사제 밥 먹고 술 한잔 하고 들어온다.
그 사수한테는 업무적으로는 배울 것이 없었지만
내가 사수가 되면 저렇게 하면 안되겠다는 교훈을 배운 것 같다.
최 전방 사단의 병참부대에서
게으르고 실수를 하면
최전방 부대에서는 곡소리 나는 것이다.
군복 한 벌, 양말 한쪽이라도
군인 수에 맞게 가야지 그게 틀리면 누군가는
피해를 받는 것이다.
첫번째 사수는 그런 면에서 항상 주문을 했다.
우리가 편하면 최전방의 동료들이 고생한다고…
그 분이 제대할 때 회식하는 자리에
조수 생활을 했던 동료들이 패를 해주었다.
그는 마지막 자대에 있는 날에도
아침에 일어나 청소를 할 정도로 모범생이었다.
그런 선임에게 어떻게 게으른 후배가 나올 수 있겠는가?
나는 프로야구를 좋아하는데
계약하는 과정을 보면
그 선수의 그동안의 면면을 알 수가 있는 것 같다.
물론 구단과 조건이 안 맞아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지만
대부분은 돈을 떠나 팀에 있는 동안 그가 보여준
인성이나 워크에식에 있다고 본다.
사람 사는 세상에서는
대부분 우리가 생각하는 범주의 상식이 통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