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10월
라스베가스에서 공연을 하던 아델이
노래를 멈추고 무대 아래를 향했다.
그녀는 관객 중 한명에게 다가가
포옹을 했다.
관객들은 무슨 일인가 하고
그녀의 동선을 따라갔다.
그녀와 포옹한 관객은 셀린 디옹이었다.
아델의 롤모델 가수이자 대선배였다.
셀린 디옹은 희귀병인 강직인간증후군을 앓고 있어서
거동이 약간 불편해 보였다.
공연 도중 무대를 이탈하면 야유가 나와야 하는데
셀린 디옹을 안고 눈물을 흘리는 그녀를 보고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얼마나 아름다운 광경인가?
무대에서 노래하던 가수가 존경하는 롤 모델을 응원하기 위해
무대를 내려와 만나는 장면도 그렇고
그 광경을 보고 격려를 아끼지 않은 성숙한 관중!
어느 누구는 프로의식이 없다고 평할 수도 있고
관객 모독이라고 폄하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여론은 칭찬 일색이다.
나도 셀린 디옹의 팬이 된 것은
영화 타이타닉의' OST 'My Heart Will Go On'을 듣고서 시작되었다.
그 뒤 ‘The Power of Love’, ‘Because You Loved Me’ 등
많은 그의 노래를 즐겨 듣고
차에 CD를 장착해 운전할 때마다 듣곤 했다.
그런 그녀가 2022년
‘강직인간증후군’이라는 희귀신경질환을 진단받고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무대 위에 있어야 제일 행복한 직업인데
무대를 오를 수 없는 심정이 얼마나 가혹하겠는가?
그런데 선물 같이 후배 가수가 알아보고
격려해 주는 모습에 따뜻한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
특히 그녀가 감동을 준 장면은
2024년 파리 올림픽 개막식 무대에 올라와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를 부르며
많은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었다.
아픈 몸을 이끌고
세계인의 축제에
혼신의 힘을 쏟은 것이다.
아델의 행동을 보고
인간의 따뜻한 배려와 용기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존중이 얼마나
큰 힘이 있는가를 알 수 있게 했다.
서로 안아주고
얼굴을 감싸주면서 나눈 대화가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현장에서 직관한 관객이나
나처럼 중계장면을 본 사람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선사한 것 같다.
본인의 무대를 망칠 수도 있었지만
아델은 존경의 마음을 담아 무대를 내려간 것이다.
두사람의 따뜻한 모습이 가슴 한 켠에
아름다운 장면으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