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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난 인문학 Aug 20. 2024

집안이 어려우면 아이들
철이 빨리 든다


 집안이 어려우면 아이들이 빨리 철이 든다.

빨리 어른이 된다.

상상이 잘 안 갈지 모르겠지만

맞는 말이다.

요즘처럼 유아원 유치원 초등학교 같은

교육 시스템이 없었던 과거에는

학교를 가지 않으면 거의 방치하다시피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부모 모두 생활 전선에 나가야 겨우 먹고 사는데

어찌 외벌이로 버틸 수 있겠는가?

그 때는 남녀 평등 이런 것 거의 없었다.

남자를 중시했고

그 중에서도 장남이 그 집의 혜택이란 혜택은 다 누렸다.

혜택이라고 해서 큰 무엇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학교를 진학할 수 있는 특전이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장남들은 대개 본인이 조금만 노력하면

고등학교 이상은 나왔다.

그 다음이 문제였다.

초등학교는 어째 겨우 나왔지만

그 다음은 대책이 없었다.

그래서 시골에서 서울로 서울로가 이어진 것이다.

집에 부모가 없으니

어디에도 어리광을 부릴 곳이 없었다.

모두 생업 전선에 나가 죽기 살기 게임을 하는데

어느 부모가 한가하게

아이들의 어리광을 보고 즐길 수 있겠는가?

그래서 가난한 집들은 자식들이

각자도생하기 위해 집을 떠났던 것이다.

그 중에 잘 된 자식도 있고

불량배가 되는 경우도 있었던 것이다.

과거 우리 주말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다.

몰빵으로 투자한 첫째는 대학가서 떵떵거리며 살고

둘째는 겨우 초등학교 나와서 공장을 전전하다가

깡패가 되어 감옥을 들랑거리는 사람이 되는 스토리는

대한민국 사람들이면 자연스럽게 이해할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이면 대부분 공감하는 스토리였기에

주말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고

영화의 끊이지 않는 메뉴였다.

과거형이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이런 류의 드라마와 영화는 나오고 있다.

한 때 미국 서부 영화가

미국 주류 문화가 되었듯이…

각 나라마다 공감하는 스토리가 다르다.

민족과 국민들이 살아온 서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사무라이 풍의 영화가 인기를 얻었고

중국에서는 통일을 꿈꾸는 영웅들의 스토리가

인기를 끄는 것은 다 각 민족들의 공감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리 글로벌화가 되어도

뿌리 깊게 내려져 있는 전통과 역사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대한민국 사람들이 세계 어느 도시에 가도

김치를 담가 먹고

살아가는 것처럼 전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나라 프로 축구선수들이

유럽에 진출했을 때

그들에게 따돌림 받은 것은 마늘 냄새였다고 한다.

김치를 먹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친해져서 집에 초대해

김치를 먹게 하면 그 맛을 잊지 못했다고 한다.

맛있게 먹기는 하지만

마늘 냄새에는 코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K-FOOD가 건강식으로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뉴욕에 한식 식당이 성업을 하고

심지어 곱창집이 긴 줄을 서게 하는 마법을 부리고 있다.

뉴욕에서 90년대 후반

6개월 있었던 나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기사였다.

얼마나 맛있는 음식들이 많은데

우리 음식들이 호령하고 있을까?

실제 몇 년 전에

맨하튼에 갔을 때 이런 분위기를 감지할 수 있었다.

아무튼 여행을 자주하면

삶의 스토리가 풍성해진다.

나이가 들어서 여행도 좋지만

청소년기에 혼자 여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닫혀진 시야가 확 열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덤으로 집 나가면 고생인 것도 알 수 있고

부모와 집에 대한 고마움도 느낄 수 있어

교육효과가 높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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