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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시간

어쨌든, 오늘도 무언가 변한다

by So

요 며칠 달리기를 할 때마다 다리에 자꾸 쥐가 났다.

‘곧 하프마라톤인데.. 큰일이네.’

마음이 자꾸만 조급해졌다.


속도 모르고, 달리는 풍경이 정말 눈이 부시게 빛났다.

바야흐로 봄이네.

나뭇가지에 파릇하게 싹이 나고,

벚꽃이 피려고 나뭇가지가 붉게 물들었다.


또 이렇게 한 계절이 지나가는데.

나의 달리기도, 작업도, 논문도 그대로인 것 같은 기분.

봄은 사람을 들뜨게 하지만, 또 동시에

무언가를 시작해야 할 것 같은 불안증도 함께 준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 나의 경우)


결국, 나는 1분 30초 달리기 30초 걷기, 이런 방식으로 주말 달리기를 마쳤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날, 달리기를 쉬고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번처럼 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날에는 되도록 뛰려고 한다.

최대한 천천히, 욕심내지 말고.

나름의 규칙을 정해서 내 몸이 버틸 수 있는 정도의 훈련을 수행한다.

이러한 방법들은 일상 속에서도 유효했다.


논문이 쓰기 싫은 날에도 ‘그래도 한 장이라도 쓰자.’라고 생각하고 실천에 옮겼다.

책이 읽기 싫은 날에도 ‘그래도 한 장이라도 읽자.’라고 생각하고 실천했고.

작업도 ‘그냥 한 컷이라도 붙이자.‘라고 생각하며 행동으로 옮겼다.


1분 30초 달리고 30초 걷기.

그렇게 8킬로를 뛰었던 것처럼.

더디지만, 나는 내 발이 향하는 곳으로 가고 있다.


어제랑 오늘이 비슷해 보이지만,

나무에 난 새싹이 더 많아졌다.

어찌 됐든 오늘은 어제랑 분명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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