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17일
작업의 푸티지들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그리고 애초에 기획들을 조금 틀어서, 요즘은 기억들을 조각조각 모으고 있다.
이미 지나가버린 시간들을 머릿속으로만 떠올려야 하고, 흘려보내야 하는 이 무기력함을, 무기력하지 않은 언어로 표현하고 싶은데.
잘 모르겠다.
애써 쥐고 있어도 떠나버리는 것들이 있다.
시간, 기억, 행복, 관계, 어제와 오늘의 나, 돈.
한편으로, 이제 그만 놓아버리고 싶었던 것들이 어느 순간 돌아보면 무뎌지고 옅어지기도 한다.
상처, 슬픔, 미움, 화, 걱정, 한숨.
난 여전히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의 시간들만 마주했고, 그런 시간들만 지나온 것 같다.
다행이면서도, 누군가의 아픔의 깊이에 다가가지 못하는 것 같아서, 죄스럽기도 하다.
그럼에도, 왜 이야기를 해야 할까.
죄스러움을 이야기할수록 죄스러워지는 이 상황을 마주하며, 나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그런 고민들이 드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