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환기

by 일상의 환기

바쁘게 일하던 도중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삶을 지속해야 할 가치가 있나?"


헛바람인지 제대로 불어 찬 바람인 지는 모르겠다. 물론 처음 맞이한 건 당연히 아니다. 내 삶이 팍팍해서 수 천 번도 묻어뒀을 뿐.


한 동안 몸이 아팠다. 증상은 명확한데 원인 뭔지를 몰라서 몇 년을 헤매면서 앓고 있었다. 아플 때는 그저 숨이 붙어있음을 유지하고 닥치는 것 하나하나 쳐내기 바빠서 이런 고민은 그저 묻어둘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어쨌건 삶은 이어졌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몸이 가뿐해지더라. 그 순간 퇴직을 행함에 거침이 없었다. 별 고민이 없었고 명쾌했으며 지금도 그 결정엔 후회가 없다.


물론 그 과정에서 많은 현실적인 걱정을 들었다.

"막상 혼자 쉬는 건 예상보다 편하지 않을 거야."

"널널한 시간이 생겨도 모든 시간을 계획한 대로 쓰기 어려워."

등의 말이다.


당연스럽게 그들의 현실적인 고민은 퇴직 후의 내 삶에도 현실이 되었다. 또래의 사람들이 일하고 있을 시간에, 내 본래 퇴직 의도와 목표는 하루에도 수십 번 의심을 받았고 그 결과 현재는 저기 멀리 뒷전에 가있는 듯하다.


그런 좌절의 시간 속에 도피처는 글과 동영상이었으니 자유로운 시간의 대가로 얻은 건 알고리즘뿐이었다. 그 알고리즘 속에 유익한 게 있었냐고 물으신다면, 이제와 인상적인 건 없다고 할 수밖에.


다만 앞으로 어떤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건, 그리고 어디로 불어가건 딱히 관심이 가지 않는다. 그저 내 몸의 무게중심이 어딨는지, 그리고 발끝으로 낭떠러지가 느껴지는지에 따라 내 몸을 어디로 틀지에만 온 신경을 다 해볼 뿐이다.


그 정도가 나라는 개인으로 살아보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이고 또 내 능력의 한계가 아닐까 싶다. 능력껏이라도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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