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끔함은 바늘을 꽂을 때뿐이었다.
다음은 바늘 투입구 쪽의 무끈함.
그리고 지시에 따른 어색한 심호흡이 이어진다.
‘왜 마취가 안 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든 지 5초 정도 지나면 이미 검사는 끝나 있다.
누워 있는 내 옆에서는 누군가 억억 거리며 신음 소리를 낸다.
아마 그는 마취하기 전에 내가 억억 거렸던 것을 이미 들었으리라.
이곳에선 다들 비슷한 처지다.
수면 내시경을 받는 동안 우리는 모두 약해진다.
입을 벌리고, 몸을 내맡기고, 때로는 의식도 없이 이상한 소리를 내기도 한다.
누군가는 헛소리를 하고, 누군가는 민망한 표정을 짓는다.
이 모든 순간이 부끄럽지만, 누구도 그것을 문제 삼지 않는다.
간호사분들은 이게 아마 일상이겠지.
여기서는 서로의 민망함을 모른 척해주는 게 도리다.
그리곤 잊어야 할 것은 잊는 것이 이곳의 작은 미덕이다.
누구나 약해질 때가 있다는 걸,
서로의 부끄러움을 모른 척해주는 게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수면 내시경을 받고 나서야 새삼 느낀다.
이곳을 나서면, 방금 전의 민망함은 모두 사라진다.
남는 것은 서로를 배려한 침묵과,
잊어야 할 것은 잊는 미덕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