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밤
차오른 마음이 떠올라 구름이 되고 비가 되어 바다를 이루었습니다.
매서운 파도 앞에 나 저항 없이 무너지고
물 먹은 휴지 조각처럼 뭉쳐집니다.
뭉쳐지고 뭉쳐져 가루가 될 때쯤
축축해진 파도가 애달프게 넘실대다가 왈칵 쏟아집니다.
그러다 골몰히 생각합니다.
뭐든지 쉬이 지고 뜨는 시대에 태어나
자주 가쁘고 무거운 삶을 살았노라.
그러던 그때, 당신이 나타났습니다.
당신은 날 건져내서 볕 좋은 곳에 펼쳐냈습니다.
내게 따뜻한 숨이 날아들어오고 나갑니다.
당신의 투박한 손이 내 온몸을 쓸어내립니다.
한참이 지나 내가 다시 나일 수 있을 때
당신은 자신을 할 일은 다 한 듯 파도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이제야 태양을 거머쥐었다고 생각했는데
당신이 사라진 이곳은 백야에 이르렀습니다.
한여름도 아닌 이 추운 겨울날
나는 오늘도 뜬 눈으로 지평선을 바라봅니다.
당신 선이 되고 점이 될 동안 나는 그저 바라봅니다.
언젠가 나는 당신을 건져 올려 펼쳐내고 볕 좋은 곳에 말릴 것입니다.
당신에게도 따뜻한 숨을 내어드릴 겁니다.
함께 밤을 맞이할 그날까지 나는 백야를 견뎌낼 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