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읽기
유튜브를 나는 참 많이 본다.
빠져 살다시피 하는데,
가끔 그럼 현타가 온다.
유튜브 속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게 되는 것이다.
갓생을 사는 어느 연예인,
새벽 4시에 아침에 일어나 일도 공부도 운동도 완벽하게 해내는 어느 여자.
부부가 유튜버라 회사 갈 일이 없어 24시간 아이를 케어할 수 있는 사람.
그들도 화면 밖에서는 편집에 씨름하고, 힘들게 살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럼에도 나는 그 영상들을 보며 갓생을 살지 못함에, 모든 것을 잘 해내지 못함에, 맞벌이부부의 딸로 태어나 마음속으로 아이는 낳지 말아야지 생각하는 그런,
비교되는 나날들이 있다.
웃기고도 아이러니하게도 그럴 때면
유튜브로 클래식을 튼다.
(유튜브에 질려놓고 유튜브로 클래식을 틀다니. 이사를 가게 되면 LP판과 플레이어를 사고 싶다.)
그리고 책을 꺼낸다.
지금 읽고 있는 책은 세계문학전집의 <데미안>
부끄럽게도 이제까지 이런 고전을 읽을 생각을 못했다. 나이가 먹어감에 따라 가볍고 쏟아져 나오는 그저 뻔한 말들이 나열된 책들에 질려서.
고전은 대체 어떤 내용이 들었기에 이렇게 오래도록 사랑받는지 궁금해져 시작했다. 나는 아직 어리석어서 여러 번 읽어 보아야 이 책의 진가를 비로소 알게 되겠지만, 지금의 나는 나와 비교할 거리가 없는 책을 읽으면 편안하다.
유튜브에 질릴 때면, 고전을 읽어보자.
꽤나 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