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인장
나는 그녀를 참 좋아했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그녀가 나를 미워한다고 생각했다.
나를 지극정성으로 혼내면서 가르치면서 키운 그녀가 좋았다.
커가면서 그녀와 나는 생각이 달라지면서
다툰 것은 아니지만,
그녀와 함께 있노라면 불편한 옷을 입은 듯
어쩔 줄 몰라했다.
나는 그녀를 외면했고, 엄마는 나와 그녀를 붙여보려고 애를 썼다.
지금은 한 줌 흙으로 돌아간 그녀를 가끔 그리워한다.
오늘도 불쑥 과거의 한 조각이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5년 전쯤.
다리가 다쳤다 그랬나 뭐랬나.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해서, 학교로 돌아가는 중에 병원에 들렀다.
내가 기억하는 그녀는 식물을 참 좋아했다.
항상 그녀의 집 베란다에는 푸릇푸릇한 식물들이 많이 있었다.
아프지 말고 시들지 않는다는 튼튼한 선인장을 하나 사서
병원에 간 기억이 있다.
안타깝게도 그때의 나는 또다시 그녀가 참 불편했지만,
그녀는 내가 가져온 선인장을 보며 기특해했다.
갑자기 뭐. 옛날 생각이 나서 적어본다.
잘 살아야지. 그녀가 마지막으로 했던 말처럼.
ㅇㅇ아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살아라.
무심한 듯 말했던 그녀가 갑자기 생각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