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출근길을 겪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모두가 불쾌하고 힘들다. 사람틈이 끼여 우리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어쩔 수 없이 서로의 사이에 끼여 실려간다.
모두가 같은 열차를 타고 가는 사이이지만 가끔 이럴 때가 있다. 바로 앞뒤의 사람들과 계속 부딪힐 수 있다. 오늘 내 앞의 여자분과 계속 부딪혔는데 그 사람은 그것이 불쾌하였는지 자꾸 쳐다보다가 화를 냈다. 왜 자꾸 누르냐 넘어질 뻔했다. 순간 당황스러웠다. 열차가 갑작스럽게 출발하는 와중이고 이것도 너무 힘들고 화가 나면 자가용을 타면 되지 않냐 하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힘들게 같이 끼여가는 처지에 내가 뭐라고 그대를 밀겠는가. 잠깐 생각하다가 그냥 미안하다고 했다. 내가 곧 내릴 건데 그래서 부딪힌 거라고 했다. 거기서 뭐라고 더 하겠는가. 그 사람은 누구와 부딪혀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내가 뭐 운이 좀 안 좋았던 거지.
근데 한 가지 좀 그런 일이 있을 때 또박또박 확실하게 말하는 법을 배워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어물어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하고 또박또박. 어휴 세상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