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레벨이 맞는 친구 맞지 않는 친구
어릴 때에는 친구들과 뭐든지 함께해야 하는 줄로만 알았다. 물론 그 시간들도 참 즐거웠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크면 클수록 내 친구들은 두 부류로 나뉜다. (오해는 하지 마시라, 둘 다 참 좋은 친구들이다.)
첫 번째는 나와 에너지 레벨이 맞는 친구들. 밖에 오래 있는 것들을 싫어하고, 둘 다 적당히 3~4시간 정도만 보내기를 좋아한다. 여행을 간 것이 아니라면, 그냥 적당히 놀다가 들어온다. 둘 다 힘들어하는 시간도 비슷하다. 내가 지칠 때 즈음 그 친구의 얼굴을 보면 <집에 가고 싶다>라고 적혀있다. 그럼 둘 다 서로를 보고 자연스럽게 헤어진다.
두 번째는 에너지가 매우 매우 넘치는 친구들이다. 내가 힘들어하면 (장난으로) 서운해한다. 그리고 비글처럼 나에게 와글댄다! 우리가 싫어?? 우리가 힘들어?? 우리가 힘들대~!!! 어휴, 나는 물었다. "너네, E야?"(MBTI의 외향형 인간) 그럼 다시 그 친구들은 천진하게 와글댄다. 맞아!!! 가자! 놀자!(참고로 이날 오전 10시에 만나서 밤 10 시인 상태였고, 그 친구들이 너무 서운해해서 12시에 집에 가게 되었다.... 죽는 줄 알았다...ㅎㅎ) 내가 말했다. 야 내가 너네라서 이렇게 있는 거야. 나 싫어하는 사람이면 벌써 6시에 집 갔어.
MBTI가 생기고 좋은 점은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거리가 생겼다는 것이다. 이게 없었다면, 나의 외향형 친구들은 매일 매우 서운해하고 또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나는 I라서 집에서 꼭 쉬어줘야 돼. 너네가 싫거나 그런 게 아니야 그냥 내가 이렇게 생겨먹은 거야."라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거리가 생겼다는 게 나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