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말은 다 맞다.
어릴 때 내가 별거 아닌 일에 짜증 부리고 의자에 뒤집어져 있으면 엄마는 밥부터 먹으라고 했다. 배고파서 그런 거라고. 어릴 때의 나는 그게 나를 놀리는 것처럼 느껴졌다. 또 엄마가 차려준 밥을 먹으면 기분이 풀리는 것도 신기하고 분했다.
그때에도 지금도 신기하긴 마찬가지이지만, 짜증이 나고 세상 다 뒤졌으면 하는 생각이 들 때, 맛있는 것을 해 먹는다. 여기서 맛있는 것이란 보통 배달음식. 치킨, 피자 같은 것들이겠지만, 내 기준에는 조금 다르다. 나는 귀찮고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여기서 귀찮고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란, 돼지고기 김치찌개, 새우, 견과류, 과일, 햄, 계란 토핑이 아주 많이 올라간 샐러드 파스타, 샤브샤브, 고기가 넘치는 카레. 이런 것들이다. 그리고 예쁜 접시에 담아 먹으면 기분이 좋다. 이렇게 정성을 들이는 이유는, 온전히 내가 나를 위해서 챙겨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이다.
만약에 시간이 부족하거나, 이렇게 요리를 할 힘도 없을 때는, 배달음식이라도 예쁜 접시에 옮겨 담아서 먹어보라. 설거지하기 싫어서 귀찮다고 말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귀찮음을 무릅쓰고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왜냐하면, 일회용품에 음식을 담아 먹으면, 내가 사는데 필요한 아주 중요한 에너지원을 그저 싼 값에 몸속에 넣는 것 같다. 그러나, 접시가 달라지면 마음가짐과 기분도 달라진다. 내가 하는 이 먹는 행위가 아주 가치 있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에너지로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접시하나, 먹을 것 하나 달라졌다고 너무 거창하게 이야기한다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밥에 정성을 들이다 보면, 절대 거창하지 않다. 실천해 본다면 확실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저녁은 조금 귀찮게 밥을 먹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