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회사에도 가스 라이팅은 있다
요즘 핫한 단어, 바로 가스 라이팅이다. 그런데 가스 라이팅은 남녀 사이에 연애하면서 벌어지는 일만 있는 게 아니다. 우리 사회에는 가스 라이팅이 만연해있다. 심지어는 직장에서까지.
대학을 졸업하며 동시에 첫 직장에 취직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온실에서 자라온 나는 처음으로 추운 세상 속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그동안 있었던 곳이 온실이라는 걸 그곳을 걸어 나오고 나서야 알았다. '아.. 나 곱게 자랐구나.'
연고도 없는 외딴곳에서 외롭고 너무 힘들었다.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힘들 때 힘들다고 얘기할 수 없었다.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셔틀에 실려 회사에 가고, 일이 없어도 야근을 했다. 그렇게 나는 몸과 마음이 지쳐가고 있었다.
회사는 늘 질책만 했다. 마치 칭찬을 해주면 큰일이 나는 것처럼. 잘한 것이 수백 가지여도, 결국 돌아오는 건 질책이다. 적어도 내가 겪은 곳은 그런 곳이었다. 팀장님은 우리 팀 사람들에게 늘 말했다. 회사 안은 전쟁터지만, 회사 밖은 지옥이라고. 그리고 건강이 안 좋은 사람에게는 "건강관리 못하는 건 전쟁에 나가는 군인이 총을 안 들고나가는 거야."라고 말했다. 세상 어느 누가 자기 건강을 잃고 싶어서 잃는단 말인가.
마지막으로 건강상 이유로 회사를 나올 때에 이런 말도 들었다. 세상에 여기만 한 곳이 어디 있냐고. 그들은 자신이 겪은 세상이 전부라고 생각했고, 평생 살아온 그 세상을 벗어나면 바깥세상은 불구덩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그들의 말을 들으며 정말 회사 밖은 불구덩이 일까 봐, 이곳을 떠나는 것이 두려워 오랜 시간 울며 고민해야 했다. 그런데 내가 밖으로 나와보니, 밖은 그냥 들판이었다. 밖에는 불구덩이도, 지옥도 없었다.
회사에서 끝없이 낮아지던 내 자존감. 내가 당한 것이 가스 라이팅이라는 것을 그곳을 벗어나서야 알았다.
사회생활을 통해 내가 깨닫게 된 것은, 회사는 일을 하러 가는 곳이지 사람 사이의 정을 나누러 가는 곳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회사에서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회사 사람들은 그냥 일로 얽힌 사이라고 생각해보자.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다. 회사를 떠나는 순간 팀장은 나에게 옆집 아저씨보다 못한 존재가 된다. 그러니 그들의 그 어떤 말에도 상처받지 말자. 내가 상처받는 것을 허락하지 말자.
그들이 나에게 돈을 준다고, 날 후려칠 권리는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장은 칭찬보다는 질책을 하고, 그들이 말로 날 후려치려고 한다. 그럴 땐 내가 받는 연봉에 모진 말에 대한 금융 치료비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결국 나의 가치를 결정하는 것은 나 자신이다. 나는 계속되는 소소한 지적질에 흔들리며 나 자신의 가치를 의심했었다. 나는 진짜 잘 못하고 있는 걸까? 나 스스로를 향한 질책이 나를 더 아프게 했었다. 그러나 그곳을 나올 때 내가 꽤 유능한 직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꽤나 멋진 사람이었다.
우리 모두 근거 있는 자신감과 당당한 자세를 갖자. 자신감은 실력에서 나온다. 회사 일을 통해 나를 발전시키는 기화를 찾고, 회사일 이외에도 자기 계발을 게을리하지 말자. 근거 있는 자신감은 나를 강하게 만들고, 어떠한 믿을 구석이 생기면 이제 그들의 말을 흘려들을 수 있게 된다. 나 자신이 나를 믿는데, 그 누가 날 후려치던지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내 가치를 내가 인정해주자.
우리 모두 이 사회 속에서 가스 라이팅 당하며 살아간다. 옆에 사람보다 일을 조금만 못하면 무능력한 사람이 되고, 일을 잘하면 태도로 깐다. 왜 좀 더 열정적이지 못하냐고 다그친다. 그럼 그런 말을 하는 그들은 정말 항상 유능하고 항상 열정적이었을까? 단언컨대 아닐 것이다.
사회는 온실 밖의 세상이다.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다. 아무나 나에게 상처 주는 것을 허락하지 말자. 굳건한 자존감으로 나 자신을 지켜내자. 나도 아침에 마음속으로 외치곤 한다. '나 꽤 괜찮은 사람이야. 난 유능해. 난 뭐든지 할 수 있어!'
우리 이젠 가스 라이팅에 상처받지 말자.
Love your self, Believe your se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