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시터는 한국에선 흔한 직업은 아니다. 나조차 우리나라에 펫시터라는 직업을 가질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게 된 사람이니 말이다. 하지만 펫시터라는 직업을 본업으로 가질 수 없는 이유는 명확하다. 노력하면 생활비 정도는 벌 수 있지만 평균 월급만큼은 벌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제 몇 개월만 있으면 1년 차 펫시터가 되는 내가 감히 수익에 대해서 말하자면 펫시터는 부업으로 딱이다. 그것도 시간이 자유로운 프리랜서나 주부와 같은 사람들 말이다. 직장인도 주말에만 일하는 게 가능하긴 하지만 애초에 명절이나 연휴 같이 특별한 일이 없다면 주말에 올라오는 신규 건을 잡아 지속적으로 수익을 내는 게 쉽지 않고 펫시팅을 요청하는 사람 또한 거의 대부분 직장인이다. 그렇기에 평일에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은 사람이 가장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그게 바로 나다.
나는 본업이 인터넷을 통해서만 일을 하고 회사랑 계약하거나 일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 형태가 아니기에 그냥 시간이 나면 집에서 일을 하면 되는 직업을 가졌다. 그렇기에 펫시터 일을 많이 해도 밤늦게나 새벽에 일하면 되기에 지금은 펫시터 일을 우선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펫시터는 아르바이트와 똑같이 일하는 시간으로 돈을 받지만 시급은 좀 더 높다. 플랫폼에서는 나름 왕복 교통비도 포함된 가격이라고 하지만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을 많이 뺏길 때도 있어 일한 시간은 30분이지만 왕복 2시간 걸리는 거리라면 시급이 조금 높은 게 그렇게 매력적인 수익으로 느껴지지 않을 때가 많다. 그래서 신규 고객의 경우엔 편도 30분 이내 또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곳만 30분 돌봄 건을 수락한다. (가끔 동선이 맞아서 지금 일하고 있는 옆 동네면 갈 때도 있다)
한 번에 돌보는 마리 수나 무게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30분에 최저 시급의 1.5배, 1시간에 최저 시급의 2배 정도 받는다. 요즘 그런 일자리가 어딨냐 하겠지만 수익만 보면 매력적으로 보이는데 본업이 될 수 없는 또 다른 큰 이유는 하루에 일할 수 있는 건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단골과 정기 돌봄으로 고정적인 수익이 생겨 있기에 주말 포함 하루에 많으면 3건, 적으면 1건 정도만 하고 돌아온다. 이것도 나는 일이 많은 편이다. 펫시터 일을 시작한 첫 달에는 한 달에 15건 정도 받아 일할 수 있었는데 이 또한 내가 거리나 시간을 정말 가리지 않고 받았기 때문에 나름 많이 배정받은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을 시작한 지 2개월쯤 되었을 때부터 집에서 가깝거나 긴 시간 불러주는 단골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단골이 많아지면 내가 고정적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고 추가로 신규 건도 계속 받으면 더 많은 수익을 계속해서 만들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노력한 결과, 지금은 거의 매일 펫시팅을 하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그래도 꽤 큰 수익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아쉽지만 아니다. 월에 50~60만 원 정도 번다고 보면 된다. 거의 매일 일하는데도 (일하는 시간은 짧지만) 이 정도 수익이면 본업으로 가지기엔 너무 적은 수익이다. 그래서 운동하면서 생활비도 번다고 생각하며 즐기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만약에 펫시터라는 직업에 환상을 가졌다면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렇지만 AI가 점점 발전하고 있는 세상에서 AI가 하지 못하는 일을 부업으로 가졌다는 건 꽤 든든한 건 사실이다. 솔직히 어디까지 AI가 발전할지는 모르겠지만 산책이나 돌봄을 동물이 가진 성향이나 상황에 맞춰서 착착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이 나오지 않는 한 계속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꽤 적은 수익이지만 귀여운 반려동물과 교감하며 도와줄 수 있다는 이타적인 직업 특성과 어딘가에 계약되거나 묶여 있지 않은 자유로운 구조가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프리랜서 형태에 정말 잘 맞는다. 실제로 많이 걸어서 그런지 원래 아프던 허리 디스크도 살이 빠지면서 거의 아프지 않게 되었다. 수익만 바라보면 조금 아쉽지만 더 큰 장점들이 많기 때문에 계속 이어서 펫시터라는 일을 지속한다. 언젠간 본업으로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 계속 걷고 또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