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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Sep 02. 2023

글을 쓰며 생기는 새로운 꿈

동네서점 사장이 된다면


글을 쓰며 생기는 새로운 꿈

동네서점 사장이 된다면           



형편과 상관없이 하고 싶은 일을 물어본다면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

동네 책방 겸 카페를 열어서 그곳에서 독서 모임도 하고 작가들과 북토크도 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든다.

물론 지금 당장 그렇게 할 수 있는 여건도 아니지만 하루 꿈을 꿔보기로 했다.

그래서 소박한 꿈을 마음 백지에 담아보려고 찾아간 곳은 망원역 근처에 [당인리 책발전소]이다.          



작은 마당이 있는 단독 붉은 벽돌 건물에 짙은 체리목 문에 ‘Welcome’이라는 종이 팻말이 나를 반긴다.

1층에 잘 정리되어 진열된 책들이 대형서점에서 책을 마주 대할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오전 10시 반에 갔는데 2층 카페 공간에는 이미 3명 정도가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고 있다.

2층은 차를 마시는 공간이지만 한 켠에 어느 소설가의 신간과 그 작가의 책이 전시되어 있다.

커피 한잔을 시키고 2층에서 잠시 마시다가 1층에 와서 한참 전시된 책구경을 하였다.          



시간이 날 때면 서점에 가서 책을 둘러보는 것도 나에게는 취미다.

해외로 나가기 전 집에 벽 한 면이 전부 책장에 꽂혀 있던 책이 2천 권이 넘었었다. 

새로운 책을 샀을 때 한 면 가득한 책장에 책들을 정리하면서 책을 바라보는 것으로도 흐뭇헀던 기억이 난다.

솔직히 돈을 셀 때는 그런 뿌듯한 마음을 느끼지 못하지만 책 권수를 셀 때는 마음이 뿌듯하다.

취미가 일이 되면 느낌이 다를 수 있지만 평생 책을 읽는 것뿐 아니라, 책을 옆에 두는 것도 좋아했다.

최근에 글을 쓰고 책을 내려는 마음을 갖다 보니 이런 동네 서점을 운영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한참을 커피 향기와 책 향기로 마음을 가득 채우고 나와서 망원 시장으로 향했다.

예전에 강의가 있어서 망원동을 간 적은 있지만 망원 시장을 찬찬히 둘러본 적은 없다.

코로나 동안 이곳도 썰렁했겠지만 이제는 외국인도 많고 동네 분들만 아니라 맛집을 찾는 사람도 많다.

망원 시장에 가장 끝에 갔을 때 화교가 운영하는 중국식 만두집이 있어 만두를 한 접시 먹었다.

그리고는 오는 길에 눈여겨보았던 닭꼬치 집에 가서 소금구이 꼬치로 혼밥의 여유를 누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바로 옆에 있던 호떡집에 가서 아이스커피와 호떡 한 조각으로 망원시장 투어를 마쳤다.          


동네서점에 대한 꿈을 꾸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며 시작했지만 점심에는 먹방투어가 된 느낌이긴 하다.

동네서점을 운영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그 운영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든다.

책을 누구보다 좋아하는 내가 커피부터 점심까지 2만 원 정도는 썼지만 결국 책은 안 샀다.

요즘 책을 대부분 e북으로 사거나, 무거워서 온라인으로 할인을 받아 주문을 한다.



그래도 하루 내가 이런 동네서점을 운영한다면 어떨까?라는 마음으로 설렌 하루다.          

어떤 책 위주로 팔까? 어떻게 큐레이션을 하고 어떻게 진열을 할까?

독서 모임이나 작가와의 만남의 시간은 어떻게 운영을 할까? 

당장은 서점 운영을 작정한 것은 아니니 이런저런 고민은 뒤로하고 그냥 행복해보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니 이제 시원한 바람을 즐기는 나무들도 유난히 푸르게 빛난다.

‘어서 오세요.’ 나는 마음으로 하루 동네서점 사장님이 되는 행복 회로를 돌려 본다.  



#당인리책발전소  #망원시장  #동네서점  #동네책방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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