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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Sep 20. 2023

누구나 이기기를 원한다

진정한 이김의 의미는 무엇인가?




누구나 이기기를 원한다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이기기를 원한다.

경쟁 자체를 피하고 싶기는 해도 사는 내내 지면서 살고 싶은 사람은 없다.

하지만 인생에 있어서 이기고 지는 것의 의미는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내내 전교 1등을 하다가 시험을 한번 잘못 봤다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가 있었다.

안타깝게 그 학생은 시험을 잘못 봐서가 아니라 인생에 이긴다는 의미를 잘못 알고 있었기에 불행한 결론에 이르렀다.

아직 폭넓게 인생의 의미를 받아들이고 해석하기 힘든 어린 학생 시절부터 다른 학생과 경쟁해서 이기는 것이 이기는 것으로 착각하고 사는 것은 개인에게도 사회적으로도 불행이다.          



최근에 우리나라에 의대 열풍이 불고 있다.

정말 의사에 대한 소명 의식을 가지고 열심히 노력해서 의대를 가고 의사가 되는 것은 손뼉 쳐 줄 일이다.

하지만 자녀 세대가 자신의 소질, 비전, 꿈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신중하게 선택할 기회조차 박탈한 채, 남들보다 좋은 점수를 받아 의대에 가면 이긴 것으로 착각하게 해서는 안된다.          



우리 사회가 더 생존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점 더 1등이 아닌 사람은 패배 의식을 가지게 만든다.

표면적으로는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라는 말을 하지만 속으로 정말 그렇게 믿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100미터 달리기 세계 신기록을 세울 선수도 1살이 되기도 전부터 달리기를 했던 아이는 아무도 없다.

아이들이 자라는 과정에서 가정과 학교는 실수하고 더디더라도 기다려주고 넘어주면 일으켜 줘야 한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가정과 학교에서도 기다려주고, 넘어져도 일으켜 주며 응원해 주는 여유가 사라진다.          



전교 1등을 하다가 시험을 한번 잘못 봤다고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도 그 마음에 여유가 없었던 것이다.

점점 더 치열한 세상은 성과라는 잣대로 사람을 쉽게 평가하고 그 평가에 의해 순위를 매긴다.

그래서 부모도 ‘다 너 잘되라고 그러는 거야.’라는 마음으로 자녀들을 평가의 굴레 속으로 밀어 넣는다.

하지만 자녀가 공부해야 하는 진짜 의미는 남을 이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남 주기 위해 해야 하는 것이다.   


       

진짜 의사다운 의사가 되어야 한다면 다른 사람의 병을 잘 고쳐주기 위한 것이다.

아픈 사람을 잘 고쳐주기에 사람들이 찾게 되고 그러한 의사는 명성도 돈도 얻게 되는 것이다.

좋은 선생님이 된다는 것은 성적이 좋아 교대를 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잘 가르쳐 성장하게 하는 것이다.

공부하는 진짜 이유는 남에게 좋은 영향을 줌으로 다른 사람을 빛나게 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한 실력과 능력을 갖춘 사람은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 되고 중요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누가 금메달을 땄는지 기억나는 선수는 없다.

리우 올림픽에서 지금도 기억나는 가장 감동적인 소식은 수많은 메달을 딴 사람의 소식이 아니었다.

여자 육상 5,000m 계주 예선에서 서로 부딪혀 넘어진 두 선수가 서로를 일으켜주며 완주한 장면이었다.

당시 뉴스 기사는 이 소식을 이렇게 전하고 있다.

‘IOC는 이 소식을 공식 트위터를 통해 전하며 "올림픽에서 중요한 것은 승리만이 아니"라고 강조했고, 주요 외신들도 "두 선수가 올림픽에 희망을 선물했다"라고 보도했다. 서로를 격려하며 함께 달린 두 선수의 모습이 전 세계에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제라도 우리는 가정과 학교에서 ‘이긴다.’라는 의미를 다시 재정립해야 할 때이다.

자녀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가장 먼저 배워야 할 것이 내가 가진 능력으로 남을 돕고 이롭게 하는 것이다.

기업에서 사람을 뽑을 때도 사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얼마나 똑똑한가 보다 “얼마나 회사를 이롭게 할 것인가?”이다.

다시 말하면 성장하면서 내 주변에 있는 사람, 내가 속한 곳을 빛나게 하고 이롭게 하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실상은 서로를 경쟁자로 여기고 내가 저 친구를 이겨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게 하지 않는가?          



당신은 가정에서, 일터에서, 세상에서 이기고 있는가?

지금은 가정도 학교도 위로와 안식처가 아닌 전쟁터로 변해가고 있다.

그렇게 되면 부모와 자녀, 선생님과 학생 모두 패자가 되는 어리석은 길을 가는 것이다.

이제라도 우리는 단순히 입시제도나 교육 시스템이 아닌 ‘성공과 이김’의 의미를 새롭게 해야 할 때이다.           


아빠가 아들과 씨름을 하면 일부로 넘어져주고 아들에게 ‘아빠를 이겼다.’라는 자신감을 줄 때 이기는 것이다.

또한 부모가 자녀를 돕고 인내하며 기다려주는 것으로 선한 영향을 미칠 때 그것이 이기는 것이다.

내가 상대방을 이겨도 그 상대방이 나에게 대해 이를 갈며 상종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면 이긴 것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양보하고 내가 져준 것 같은데 상대가 나에게 마음을 열고 나에게 배우기 원하다면 이긴 것이다.

우리는 이제 우리의 다음 세대에게 참된 이김의 의미를 깨닫고 본받을 수 있도록 반성하며 고민해야 한다.



#경쟁 #성공 #이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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