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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Oct 19. 2023

황당한 꿈 꾼 적 있으세요?



황당한 꿈 꾼 적 있으세요?          



자주 꿈을 꾸는 편이지만 대체로 내용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런데 가끔 살면서 아주 황당했던 꿈을 꾼 적이 있다.          



홍수가 나서 물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었다.

헬기가 나타나서 줄을 내려줘서 붙잡고 ‘이제 살았구나.’ 생각하며 줄을 붙잡았다.

헬기는 나를 구조해서 어디론가 가다가 물이 더 깊은 어딘가에 가서 나를 도로 빠뜨렸다.

꿈에서지만 너무 황당했고 깨서도 그 황당한 느낌이 가시지 않았다.          



또 한 번은 내가 누명을 쓰고 몇 시간이 지나면 사형을 당하게 되었다.

그런데 감옥에 갇혀 있지는 않아서 아는 모든 사람을 찾아다니며 도움을 구했다.

하지만 아무도 나를 도와주려 하지 않았고 결국 시간이 다 되어 사형장에서 마지막 순간에 잠을 깼다.

낮잠이었는데 자고 나니 식은땀이 나 있었다.          



무슨 일인지는 잘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당시에 무언가 힘들었었다.

꿈을 깨면서 누군가의 도움을 의지하려고 했던 내가 깨달아지기 시작했다.

그 도움이 나를 더 깊은 심연으로 빠뜨릴 수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 이후로 사람을 믿고 의지하기보다는 어려우면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한다.

사람은 사랑하며 도울 대상이기는 하지만 믿을 대상은 아닌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깨닫게 된다.           



꿈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지만 이따금 꿈을 통해 내 상태를 알게 된다.

특히 무언가 일이 막히고 사람과 관계가 어려워져 마음이 상할 때 꿈을 꿀 때가 있다.

꿈에서 직접 그 일이나 그 사람과 관계가 없어도 꿈을 꾸고 나면 ‘지금 내가 힘들구나.’라고 느껴진다.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고 상태를 알면 치료가 시작되듯, 힘든 상태가 깨달아지면 다시 일어날 힘이 생긴다.



황당한 꿈을 꾼 적이 있다면 무슨 의미인지보다 마음의 상태를 들여다보면 도움이 된다.

사실 거울을 보지 않으면 내 모습을 잘 모르듯 내 마음이지만 내 상태를 잘 모를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육체는 잠이 들어도 내 마음이 힘들고 답답해서 잠들지 못한 상태인 것을 꿈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이다.

꿈을 꾼 후에 마음에 상태를 잘 들여다보고 힘들고 답답한 자신을 스스로가 다독이기 시작할 때 회복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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