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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Nov 09. 2023

우산이 되어 주는 사람


우산이 되어 주는 사람          



우리는 어떤 때 마음에 따듯한 온기를 느낄까?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보고도 그냥 지나칠 때보다 내 걸음을 멈추고 도울 때 일 것이다.

비를 맞는 사람에게 내 우산을 함께 나눠 씌워주는 건 옷은 젖을 수 있어도 마음이 따듯한 일이다.          



얼마 전 빗속에서 수레를 끄는 노인에게 우산을 씌워준 여성의 모습이 포착돼 감동을 전했다. 

당시 폐지를 줍기 위해 수레를 이끌고 나간 어르신은 비가 오는 바람에 빈 수레를 끌고 비를 다 맞아가며 무거운 마음으로 집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이때 분홍색 우산을 쓰고 지나가던 젊은 여성이 어르신 쪽으로 우산을 기울여 함께 조용히 걸어갔다.

매체에 따르면 이 여성은 "특별한 일도, 별다른 일도 아니다"라며 한사코 신분을 밝히길 꺼렸다고 한다.



이 사진을 보면서 추운 겨울에 난로가에 앉아 있는 것 같았다.

우리가 살면서 누군가를 도울 때  "특별한 일도, 별다른 일도 아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할 수 있을까?

빈 수레가 요란하 듯 별 마음에도 없는 구제를 하며 생색을 내려는 어리석음이 나에게 없는지 돌아본다.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다.

길옆에 아이와 엄마는 추운데 나와 떨고 있고, 아빠는 주저앉은 타이어와 씨름하고 있다.

외제차와 고급 승용차들이 다들 지나치는데 오래되고 낡은 승합차를 타고 가던 사람이 차를 세우고 내려 같이 타이어 가는 걸 도와준다.

그 승합차 운전자는 고맙다는 인사에 손사래를 치며 ‘나도 도움 받은 적이 많다.’며 훌쩍 다시 길을 재촉한다.

부족함이 없다는 자신감이 넘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그런 사람에게 따듯한 온기가 잘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도움을 받은 가족도, 가던 길을 멈추고 도와준 운전자도 하루 종일 마음이 따듯하지 않았겠는가?    


      

따듯한 온기가 느껴지는 사람은 자신의 부족함과 연약할 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자신이 도울 수 있다면 어려운 가운데 있는 사람을 무시하거나 외면하지 않는다. 

그 시간에 발걸음을 멈추거나 속도를 줄이고 비를 맞는 사람을 위해 자신의 걸음을 멈추게 된다.

그는 자신이 어려울 때 도움을 받는 것을 통해 문제 해결보다 돕는 사람 마음의 온기를 느껴본 사람이다.


         

한 달 전쯤 아내와 모임에 갔다가 끝날 때 갑자기 비가 억수같이 오는데 한분이 우산을 안 챙겨 오셔서 안절부절못하고 계셨다.

집이 처형 집과 가깝고 우리 집에서 10분 정도 거리여서 오면서 집 앞까지 태워 드렸다.

조금 돌아오기는 했어도 집으로 가는 길이었으니 다행이라 여겨지며 마음이 뿌듯했다.           



누구에게라도 예상치 않은 시간에 비는 오기 마련이다.

아무리 돈이 많고 잘 난 사람도 세상 비바람에 도움이 필요 없는 사람은 없다.

점점 냉랭한 사회가 되어 가지만, 그만큼 서로 돕는 따듯한 온기가 필요한 때이다.

서로가 필요할 때 우산이 되어주는 그런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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