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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Dec 03. 2023

자립준비청년을 아시나요?

<마음둘꽃> 토크 콘서트를 다녀와서



자립준비청년을 아시나요?

       



오늘이 지나면 우리는 흩날리겠지 낯선 사람들 사이 그 사이로

가족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순수했던 추억이구나     


어제저녁 <마음둘꽃>이라는 여성자립청년들과 함께 하는 토크 콘서트에 다녀왔다.

위에는 오프닝에서 같은 자립 청년인 싱어송 라이터 청년이 직접 작곡해 부른 노래 가사 첫 부분이다.

보육원 시설에서 청소년 시기까지 지내다가 만 19세가 되면 자립하기 전날 심경을 노래한 가사다.

토크콘서트 <마음둘꽃>은 여성자립준비청년이 보육시설과 그룹홈, 위탁가정 등 퇴소 후 독립 과정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나를 지키는 마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다.          



‘자립준비청년’은 만 18세 이후 아동양육시설에서 퇴소한 청소년들을 말한다.

배우 진태현, 박시은 부부가 사회를 보며 진행된 토크 콘서트는 2시간 가까운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되는 시간이었다.

처음 이 행사 소개를 받았을 때 <마음둘꽃>이라는 타이틀이 먼저 마음에 와닿았다.



사람은 특별히 성장하고 자라가면서 먹고, 자고, 공부하는 것 이상으로 마음 둘 곳이 있어야 한다.

사실은 그런 면에서 마음에 큰 아픔과 상처를 가진 친구들이었다.          

그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어떤 환경에서 자라왔던지 이제 사회에 진출하는 그들에게 꽃처럼 아름답게 필 수 있도록 돕는 마음이 <마음둘꽃>으로 표현된 것이다. 

그들이 나눈 진솔한 대화 가운데 마음에 깊이 와닿은 것은, 무언가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내고 잘 보여야지만 인정을 받고, 버림받지 않을 거라는 마음을 가진 채 살아왔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있는 있는 그대로 귀하게 여겨지고 무엇을 잘하는 것과 상관없이 사랑받기 어려운 시간을 보낸 것이다.          



어제 토크 콘서트에 참여한 5명은 자립한 지 몇 개월에서부터 10년이 넘은 친구들도 있었다.

자립의 모든 과정을 알려주고 도와주는 사람이 별로 없이 잘 자립하며 살고 있는 친구들이 참 대견했다.

이들과 같은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이 2000명 이상 사회로 나오고 있다. 

지난해 여름 자립준비청년들의 극단 선택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잇따라 대책들을 내놨지만, 현물과 주택 등 경제적 지원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어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러한 지원과 함께 그들이 살아가면서 마음을 나누며 그들의 힘겨운 홀로서기를 함께 응원해 줄 필요를 깨닫게 되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최근에는 그런 친구들을 진심으로 도우려는 많은 분들이 생겨나고, ‘허들링’이라는 모임을 통해 미리 자립을 경험한 선배들이 이제 자립을 시작하는 청년들을 함께 돕는 모임들이 생기고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토크 콘서트가 다 끝나고 든 마음은 어른으로서 미안한 마음이었다.

누구보다 몸과 마음이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던 친구들이 누구보다 씩씩하게 세상의 파도를 이겨내고 멋진 인생을 살기를 응원한다.       


#자립준비청년  #마음둘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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