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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Jan 11. 2024

어느 요양보호사의 하루



어느 요양보호사의 하루          



건물을 들어서며 오늘도 “파이팅!”이라고 스스로에게 손짓과 함께 다짐을 한다.

어르신들이 나의 도움과 손길을 기다리시는 곳으로 들어서며 밤새 안녕하신지 한분 한분 둘러보며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잘 주무셨어요?” 인사하며 손을 잡아드리면 손을 놓기 싫어하신다.

아침에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일은 어르신들이 밤새 배변을 하셨는지 확인하고 기저귀를 갈아드리는 것이다.

스스로 화장실을 가실 수 없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차고 계신 기저귀를 갈아드리는 것이다.          



기저귀 케어를 마치고 나면 목욕을 해야 할 어르신 목욕을 시켜드릴 준비를 한다.

목욕을 하는 시간은 어르신들도 귀찮더라도 기다리시는 시간이다.

목욕을 하면서 옷도 갈아입고, 침대 시트도 새로 갈기 때문에 기분 전환이 되는 시간이다.

도와드리려면 힘은 들지만 목욕 후에 머리를 말려드리며 기분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면 다시 힘이 난다.         



목욕을 마치고 나면 준비한 간식을 나눠드리고 나면 침대에 계실 수밖에 없는 분이 아니면 다른 어르신들과 담소를 나누거나 TV를 보신다.

그 사이에 잠시 커피 한잔을 하며 숨을 돌리고 이제 다시 점심 식사 준비를 한다.



점심 식사 시간이 가장 분주한 시간이다.

혼자서 식사를 하시지 못하시는 분들도 점심에는 가능한 나와서 드시게 한다.

음식 배식도 어르신 상황에 맞춰 다 다르게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분주하지만 이제는 익숙한 일상이다.

식사 준비부터 식사와 어르신들 양치질과 뒷정리까지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은 바쁘기도 하고 잘 지켜보며 챙기기도 해야 한다.          



식사 후에 정리와 잠시의 휴식을 가지고 오후에는 매일 다른 종류의 프로그램이 있다.

노래교실이나 그림교실의 프로그램이 있는데 역시 가장 인기는 모래 교실이다.

어르신들의 흥을 돋우기 위해 함께 열심히 노래를 부르다 보면 오후에 잠과 피로도 달아난다.



요양원에 하루는 아침 7시 식사로 시작해서 저녁 식사는 오후 4시 반에 한다.

근무하는 직원들의 출퇴근도 고려한 일정이다.          

어르신들이 식사를 하실 때 맛있게 드시면 기분이 좋고, 잘 못 드시는 어르신은 한 수저라도 더 디시계 하려고 애쓴다.

식사를 먹여드려야 하는 어르신은 부모님께도 그렇게 해 본 적이 없지만 이제는 익숙한 일상이다.



어르신들 식사가 끝나고 뒷정리를 마치면 이제 하루 일과도 마칠 시간이다.

몸은 피곤하지만 반드시 돌봄이 필요한 분들을 일이 아닌 사랑으로 섬기는 마음을 가지면 힘도 덜 든다.

내일은 휴무일이어서 오늘 퇴근하는 발걸음은 다른 날보다 훨씬 가볍다.          



많은 요양원에서 있을 요양보호사의 하루를 일상을 재구성한 것이다.          



2022년 기준으로 어르신들이 살면서 지내시는 요양원에서 돌봄을 받는 어르신이 20만 명이 이른다.

그리고 낮에만 와서 지내시면서 돌봄을 받는 주간보호센터를 이용하시는 어르신이 9만 명 정도이다.

그리고 이러한 시설에서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은 노인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함께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곳에서 어르신을 돌보고 섬기는 요양보호사로 일하시는 분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사실 요양보호사로 일하시는 분들 가운데 40대 이하는 아주 적고, 오히려 50대 이상이 더 많다.

일이라고 하더라도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또 자신의 노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돌보고 있다.

우리나라에 요양보호사 일도 중장년층에 중요한 일자리일 뿐 아니라, 초고령화 사회를 앞둔 대한민국에 반드시 필요한 역할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대한민국에 초고령 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면서 요양 보호는 단순히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가적 현안이 되고 있다.

오늘도 여러 모양으로 요양원과 주간보호센터 등에서 어르신들을 돌보고 계신 요양보호사들을 응원한다.   

                      

#요양보호사 #요양원 #초고령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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