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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Jan 16. 2024

내 마음이 하늘에 다 그려져 있다


내 마음이 하늘에 다 그려져 있다          



오랫동안 공들여 준비하던 프로젝트가 갑자기 무산이 되었다.

아마도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그 책임이 나에게 올 것이고, 결국 떠나야 할 수도 있다.

마음을 진정하기 여렵고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서 사람들의 얼굴을 보기도 싫었다.          

숨 막히듯 답답한 상황에 훌쩍 떠나 바다가 보고 싶어졌다.



무작정 차를 몰고 3시간을 달려 바닷가에 도착했다.

가능한 한적한 바다를 찾아 왔는데 어느 부부인 듯한 커플이 있었다.

나는 이렇게 답답하고 속상한데 그들의 낭만은 나에게 사치처럼 느껴졌다.          



오전에 일이 너무 답답하고 속상해서 오후 반차를 내고 왔더니 어느새 석양이 지고 있다.

그런데 바다를 보러 왔는데 하늘이 나를 반긴다.

타는 듯하고, 태워버리고 싶은 형용할 수 없는 내 마음이 하늘에 다 그려져 있다.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저 바다의 파도가 쓸려갈 때 내 마음에 응어리가 다 쓸려가는 듯하다.          



늘 눈 앞에 현실만 쳐다보며 살았지 하늘을 잘 보지 못한 채 살았다.

열심히 하늘 한번 재대로 보지 못한 채 성공이란 목표를 향해 달렸던 것이 부질없다는 마음으로 이곳에 왔다.

그런데 오늘 하늘은 내가 간다고 하자 새 밥을 지어 기다리고 계신 엄마처럼 나를 기다린 것 같다.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도 잘 못드려도 엄마는 나를 위해 기도하며 기다리듯, 하늘이 나를 기다린 듯 하다.          


오늘 하늘이 내 마음을 다 헤아리고 그려 준 신기하면서도 따듯한 경험을 했다.

사방이 다 막힌 듯한 때대에 하늘을 바라 볼 생각을 하지 못한 채 땅의 것에 마음 빼앗기며 살았었다.

이제 답답하면 이렇게 멀리 바다로 오지 않아도 동네 뒷산에 올라 하늘을 봐야겠다.         


 

(위에 사진속에 여인이 느꼈을 감정을 생각하며 상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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