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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Feb 03. 2024

행복과 시간의 상관관계는?


행복과 시간의 상관관계는?          



새해를 시작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인사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이다.

우리나라는 신정과 구정 두 번에 걸쳐 이런 인사를 하니 모두가 복 부자요, 복에 관해 달인이다.

하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올 한 해 행복하셨어요?”라고 물으면 “그렇다.”는 대답은 얼마나 될까?          



우리가 그토록 수도 없이 어쩌면 서로에게 남발하는 그 ‘복’은 무엇인가?

내가 누군가에게 물건이나 만원 짜리 한 장을 주면서 ‘받으세요’ 하는 것과 같은 것인가?

그 ‘복’은 무엇이며, 누구에게 받으라는 것인가?          



서양 사람들은 보통 새해 인사로 ‘Happy New Year’라고 한다.

이것을 좀 더 생각해 보면 ‘새로운 한 해라는 시간을 내 인생에 선물로 받아서 행복하다.’라는 의미가 아닐까?

사실 돈이나 어떤 것보다 소중한 ‘새해’라는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진 자체를 감사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나는 2년 전 가을에 코로나로 1인 음압 격리실에서 2주를 지내며 그야말로 죽다가 살아났다.

당시에 그렇게 죽는다면 가족의 얼굴보차 보지 못한 채 허무하게 한 줌의 재가 되어야 했었다.

그 해에 아내는 겨우 긴 항암을 마치고 몸을 회복해야 하는 시기에 같이 코로나도 걸려 큰 위기를 넘겼다.

중환자실에서 회복되어 퇴원 후에 맞이한 가을은 너무나 눈부시고 소중하기에 행복한 시간이었다. 

그해 겨울에 새 해를 맞이할 때 살아서 다시 새해를 맞을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도 감사했다.           



사실 행복은 객관화하고 수치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는 적은 것을 가지고 감사하며 행복해 하지만, 많은 것을 가지고도 불평하며 불행하다고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서 새로운 기대와 계획들을 가지고 선물 같은 소중한 시간을 누리는 자체가 복이다.



올 해를 맞이하며 ‘Happy New Year’라고 인사한 누구도 삶이 무한한 사람은 없다.

나와 가족의 죽을 고비들을 넘기면서 다시 깨닫는 것은 주어진 시간이 너무 소중하다는 것이다.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가진 소중한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살아서 다시 건강하게 새 해를 맞는 것 자체가 기적이고, 행복의 이유가 된다.

“나는 가진 것이 없고, 되는 일이 없다.”며 불평이 가득한 사람은 주어진 시간의 소중함을 모르는 것이다.      

죽을 고비를 넘기지 않아도 작년 새해에 함께 인사했던 가까운 누군가가 올 해는 세상에 더 이상 없기도 한다.



이제 새해를 맞이한 지 한 달이 지났고, 다음 주면 다시 구정이라는 새 해를 맞이한다.

누구도 자신의 인생에 몇 번의 웃으며 ‘Happy New Year’라고 외칠 수 있을지는 모른다.

우리가 결국은 다가올 마지막을 외면하고 살면 소중한 삶의 시간도 소중하게 누리지 못하기가 쉽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로 시작한 새해 첫 달은 행복했는가?

행복했다면 무엇 때문에 행복했고, 불행하다고 느꼈다면 무엇을 복이라고 생각했기에 행복하지 못했을까?

우리가 ‘새해’라는 시간의 소중함을 느끼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          



어제 거리에 나무를 보니 아직 가지는 앙상하기만 하지만 다시 푸르르고 꽃이 필 생명의 기운이 느껴진다.

앙상한 가지를 보며 내 처지 같다고 우울한 것이 아니라, 다시 푸르를 시간이 멀지 않았다고 느끼며 행복했다.

이렇듯 지금 주어진 시간이 감사하고, 다가올 시간이 기대가 된다면 마음에 행복의 기운이 피어난다.



모두가 살아 있는 동안 주어진 시간을 가지고 살아간다.

오늘도 인생에 단 한번뿐인 새 날이고, 새 해도 지나면 우리 인생에 유일한 소중한 시간이다.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하는 마음은 이미 마음에 행복을 많이 받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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