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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Feb 26. 2024

수육, 그래 이 맛이야



수육, 그래 이 맛이야           



토요일 점심에 아내는 외출하고 집에 지인을 초대했다.

점심에 수육을 먹고 싶은데 혼자 수육을 먹는 건 청승맞은 것 같아서 같이 먹자고 했다.

맥주에 넣어서 끓이는 수육이 가장 간단하기는 하지만 제일 선호하는 수육은 야채 수육이다.          



야채 수육은 일명 ‘물 없는 수육’이기도 하다.

수육을 할 고기는 수육용 삼겹살을 택했다. 목살이나 앞다리 살도 있지만 삼겹살 수육이 제일 부드럽다.

수육을 물에 삶은 것이 아니라, 야채 위에 고기를 올려놓고 야채에서 나오는 수분으로 은근히 삶는 원리이다.

아내의 표현에 의하면 고기를 물어 넣고 삶다 보면 냄새가 나서 냄새를 잡기 위해 여러 가지를 넣게 된다.

하지만 찜을 하듯이 야채 위에 놓고 수육을 하면 고기도 훨씬 부드럽고 냄새도 거의 나지 않는다.          



유튜브에 찾아보면 물 없이 하는 수육 방법은 각자 조금은 차이가 있다.

내가 이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일단 무를 두툼하게 잘라서 냄비 바닥에 깐다. 그리고 그 위에 수육을 할 고기를 얻는다.

그다음에는 고기 사이로 양파, 대파, 마늘, 생강 등을 채워 넣는다. 

그리고는 처음 야채에서 물이 나오기 전에 타지 않기 위해 무가 잠기지 않을 정도로 소주를 조금 부어준다.

그렇게 하면 소주에 알코올이 날아가면서 잡내를 잡는 데 도움이 된다.

이렇게 냄비에 고기와 야채를 채우고 처음에 센 불에 끓고 나면 중불에 40분 정도 지나면 수육 완성이다.  


        

최근에는 고기를 직접 구워 먹는 건 가능한 피한다.

특히 아내가 암이 걸려 항암을 한 이후에는 더욱 직화구이 고기는 피한다.

굽다 보면 탄 부문을 먹을 수도 있고, 기름도 더 많이 먹게 되며, 굽는 과정에서 나오는 연기도 신경 쓰인다.

하지만 물에 끓이지 않고 수육을 하면 전기구이 통닭처럼 기름도 더 잘 빠지고, 식감도 훨씬 부드럽다.

온 집안에 고기 냄새와 연기가 가득해질 일도 훨씬 적다.          



누군가에게 음식을 대접할 때 가장 자신 있는 음식이 알리올리오 스파게티 아니면 수육이다.

특히 수육은 일단 고기만 잘 고르면 특별히 양념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간편하고 맛도 일정하다.

가끔 수육을 할 때는 아내 대신 직접 이런 방법으로 요리를 하는 편이다.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야채 수육으로 요리 솜씨를 발휘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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