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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Mar 28. 2024

버스가 멈추니 깨닫는 것

       출처: 연합뉴스



버스가 멈추니 깨닫는 것          



12년 만에 서울 시내버스가 멈췄다.

아침 7시까지 장애인 활동 지원을 하는 집으로 가야 한다.

아침에 버스를 한번 갈아타는데 갈아타는 수색역이나 DMC역 앞으로 가는 버스는 3개가 있다.

광역버스도 있지만 아침에 광역버스를 탄 적은 없다.

서둘러 버스 정류장으로 나가니 다행히 파주에서부터 다니는 버스 노선 하나는 파업을 하지 않고 다닌다.          


일단 버스를 타니 평소 아침 6시보다 사람이 많아서 거의 빈자리가 없다.

역시 이 또한 버스 파업의 여파가 아니겠는가?

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서 갈아 탈 버스가 있는지 검색에 들어갔다.

지금 탄 버스로 평소보다 두 정거장만 더 가면 1.5킬로 정도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런데 DMC역 앞에 가니 반대편에 목적지로 가는 버스가 있어서 얼른 버스에서 내렸다.

버스 도착 안내 전광판을 보니 다행히 그 목적지로 가는 버스는 파업을 안 했는지 3분 후에 도착했다.

버스 파업으로 인해 보호자도 얼른 출근을 해야 하는데 늦지 않을까 했지만 제시간에 도착했다.

적어도 내 마음에는 나를 위해 버스 하나씩은 파업을 하지 않고 운행을 한 것 같아 감사했다.          



오전에 라디오에서 버스 파업으로 인해 지각 출근한 사연들이 여럿 나온다.

오늘 아침에 많은 서울 시민이 당황스럽게 발을 굴렀을 것이다.

해외 생활을 하다 보면 서울만큼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는 곳도 드물다.

하지만 서울에서 대중교통이 멈추면 서울로 출퇴근을 하는 거의 2천만의 시민이 발이 묶인다.

다행히 오후에 임금 협상이 타결이 되면서 파업이 끝나고 버스가 정상적으로 운행을 시작했다고 한다.          



이런 일을 통해 다시 깨닫는 것은 당연한 것 같은 것도 당연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누리는 편리함 가운데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예전에 라오스에 있을 때 수시로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주로 토요일에는 반나절씩 전기가 안 들어와서 아예 30분 정도 가서 폭포 근처로 피서를 가기도 했다.

수도꼭지를 틀면 냉온수가 나오고, 스위치를 켜면 언제나 전기가 들어오는 것도 당연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에 살다 보면 이런 모든 것이 당연한 것처럼 느끼지고, 감사보다는 불만이 커지게 된다. 

오늘도 대중교통을 포함해 필요할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새롭게 감사하게 된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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