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은 몸의 건강뿐 아니라 마음의 건강에도 좋다.
산책을 꾸준히 한지 20년이 넘었다.
물론 눈과 비가 많이 오거나 영하 10도가 넘으면 산책을 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그런 날이 아니라면 가능한 거의 매일 산책을 한다.
산책이 루틴이 되기 시작한 건 23년 전 대전으로 이사를 가서다.
집에서 3분 정도만 가면 갑천이 나오는데 갑천변에 산책로를 걷기 시작하면서 산책의 맛을 알기 시작했다.
그 뒤로 라오스에 가서는 너무 더운 곳이어서 아침 일찍이나 저녁 시간에 산책을 하였다.
UAE의 아부다비에 있을 때는 대문을 나서면 바로 사막인 곳이었는데 그곳에서도 늘 밤에 걸었다.
중동에서 들어와서 4년 간은 일터에서 2분 거리에 용산 전쟁기념관이 있어서 늘 그곳을 걸었다.
지금 사는 동네에 이사 온 지 8년이 되어 가는데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아주 만족스럽다.
산책을 하면서 몸은 걷지만 마음으로는 사색을 하거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무언가 마음이 답답하고 생각에 정리가 필요하면 바로 나가서 산책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한다.
잘 조성된 산책로가 집에서 30초면 갈 수 있기 때문에 큰 마음을 먹을 필요 없이 운동화를 신고 나서면 된다.
멀리 가지 않아도 봄에는 꽃구경, 가을에는 단풍 구경에 아쉬움이 없는 산책로가 주는 만족이 크다.
작년에 갑자기 20년을 함께 했던 공동체를 떠나게 되면서 마음과 생각을 정리할 때도 산책은 큰 힘이 되었다.
가만히 집안에 앉아서 생각을 하다 보면 마음이 혼란스럽다가도 산책로의 푸르름은 마음에 청량제가 되었다.
산책을 하다 보면 무기력하게 마음이 우울의 늪으로 빠져들지 않고 다시 마음이 생동감으로 새로워진다.
지난 1년간 갑작스러운 변화의 시간에 나를 지탱해 준 큰 원동력 가운데 하나가 꾸준한 산책이다.
최근에는 산책을 하면서 성경이나 오디오 북 듣기를 하면서 걸을 때가 많다.
앉아서 책을 읽으려고 하면 졸음도 오고 오히려 집중이 안 되는 경우도 많은데 산책하면서 듣다 보면 책 내용에 집중하기도 좋다.
최근에 20년 만에 헬스를 등록해서 운동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헬스에서 운동을 하더라도 산책을 하면서 몸과 마음을 함께 리프래쉬 하는 만족을 포기할 수는 없다.
유명한 철학자인 칸트는 늘 같은 길을 걸으며 산책과 사색을 했는데 그 길은 ‘철학자의 길’이라 명명되었다.
유명한 철학자만 산책하며 사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산책하며 사색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내가 사는 곳, 내가 일하는 일 터 근처에 찾아보면 어디든 걷기 좋은 산책의 길이 있을 것이다.
그곳이 ‘철학자의 길’이 아니더라도 ‘나의 길’로 여기고 내가 그곳을 누리며 나의 속도로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걸으면 된다.
다시 걷기 좋은 계절에 다시 피어나고 꽃피는 생명의 신비로 내 마음을 가득 채우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