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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Apr 17. 2024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인생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인생이 내 뜻대로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어차피 인생은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사는 것의 차이는 크다.

물론 내 뜻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니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되는대로 사는 것은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소멸하는 것이다.

그러나 계획도 세우고 목표를 세워 최선을 다하지만 결국 내가 세운 계획과 목표대로 되지 않을 때 인생에 대해 내가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는지의 차이가 나타난다.



만일 인생이 내가 세운 목표와 계획대로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사람은 목표나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 자신이나 상황에 대해 견디기 힘들다.

마음에는 화와 분노가 가득 차게 되고, 그 화는 자기 자신을 상하게 하거나 주변의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 쉽다.

반면 살면서 내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며 사는 사람은 나의 계획대로 되지 않고, 목표에 이르지 못했을 때에 크게 상처를 받거나 분노가 내 안에서나 다른 사람을 향해 폭발하지 않는다.



내비게이션을 켜놓고 운전을 하다가 어느 정도 아는 길에서 비가 인도하는 대로 가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가면 금세 새로운 경로를 설정해서 알려준다.

알려주면서 "왜 가르쳐주는 대로 안 가고 맘대로 가냐?"라고 화를 내거나, 그럴 거면 맘대로 하라고 짜증을 내지 않고 다시 알려줄 뿐이다.

우리가 살면서 내가 처음 설정한 방향대로 되지 않았다면 다시 방향을 재설정하고 조금 돌더라도 그 방향을 향해 가면 된다.

가고자 하는 길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새로운 길로 가면서 내가 이전에 못 보던 것들과 새로운 경험을 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이 설정한 경로대로 가야만 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은 자신이 설정한 경로에서 이탈하거나 누군가의 방향에 의해서 방향이 바뀌면 쉽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게 될 것이다.

그렇게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지 않았다면 금세 새로운 경로로 갈 수 있는 일이 더 많은 스트레스와 관계의 소모로 에너지가 낭비되어 정작 삶의 동력을 잃게 되기 쉽다.



최근 몇 년 동안 가깝게 지내던 지인 몇 분이 갑자기 돌아가셨다.

누구도 자신이 태어나는 때와 죽을 때를 계획과 목표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원치 않는 때에 병에 걸리기도 하고, 가까운 사람들이 떠나기도 한다.

살면서 계획과 목표대로 되는 시간보다 그렇지 않은 시간이 훨씬 많다.

사는 동안에 내 계획과 목표대로 인생을 살려는 시도 자체가 어리석은 것이다.



어차피 삶이 계획과 목표대로 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마음에 내비게이션이 필요하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같아도 오늘은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새 날이어서 사실 처음 살아보는 인생이다.

내 계획이 무용지물이 되는 어느 날 마음에 내비게이션이 켜져 있으면 당황하거나 멈추지 않고 다시 가야 할 길을 가기 쉽다.



내비게이션은 인생 멘토의 조언이 될 수도 있고, 성경 말씀의 한 구절이 될 수도 있다.

계획과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이런 도움에 귀를 기울이고 잘 받아들이는 마음의 기초가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이 인생'이다.



오늘 내 인생이 서 있는 자리는 거의 대부분 내 뜻대로 되지 않은 결과들이다.

뜻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절망적이고 화가 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이 내가 바라던 대로 됐으면 어쩔뻔했나'라는 감사의 마음이다.

점점 내 힘과 능력으로 통제하기 힘든 상황이 더 많아지는 세상이다.

뜻대로 되지 않을 때 계획이나 기대보다 더 만족스러운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사람이 결국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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