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월부터 시작한 사회복지사 과정 첫학기 8과목 기말고사를 끝냈다.
시작하고 불과 4개월 사이에 커다란 변화를 두 번이나 겪었기에 수업을 잘 따라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큰 변화에 첫 번째는 3월에 장애인 활동 보조사로 일을 시작한 것이었다.
그리고 더 큰 변화는 5월에 1년 전에 타의에 의해 나오게 되었던 곳에 다시 복직을 하게 된 것이다.
인생에 몇 번 없을 큰 변화가 사회복지 과정을 시작한 4개월 사이에 두 번이나 일어난 것이다.
평생을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롤러코스터와 같은 과정을 많이 경험하기는 했지만 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은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오전에 기말고사 마지막 과목을 마치고 아내에게 무엇을 먹고 싶냐고 했더니 평소에 고기를 별로 즐겨먹지 않던 아내가 기력이 달린다며 고기를 구어 먹고 싶다고 한다.
고기를 좋아하는 나는 어쩌다가 아내가 고기를 먹고 싶다고 할 때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아내가 고기를 먹고 싶어 할때는 집에서 10분 정도만 가면 되는 한우구이집으로 간다.
그곳은 대규모 정육점을 함께 운영하는 곳으로 기업 수준의 식당 규모이다.
11시반이 되기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그 많은 테이블이 거의 다 차있었다.
둘이 가면 항상 먹는 메뉴는 체끝등심 500g이다.
한우 채끝등심이 500g에 4만2천원이고, 몇 년전 처음 갔을 때는 3만5천원 이었다.
유명한 한우 구이집에 가면 200g에 3~4만원 하는 곳이 대부분이니 맘껏 먹기에 부담스럽다.
한우도 여러 부위가 있지만 맛이나 가격 면에서 우리에게 가장 가성비 메뉴는 채끝등심이다.
상차림이 3천원이고, 천원에 공기밥과 차돌 된장 하나 추가하면 5만원이 안되게 한우를 양껏 먹을 수 있다.
육회도 다른 곳에 가서는 거의 먹지 않는데 이곳에서는 가끔 육회를 시켜 먹기도 한다.
그래서 최근 몇 년 동안 한우를 구워 먹을 때 다른 곳에 가서는 먹은 적이 없다.
젊어서는 누군가 나를 격려하거나 알아주기를 기기대하는 마음이 더 컸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수고를 하거나 과정을 잘 마무리하면 스스로를 위로하며 보상을 하려고 한다.
그러한 위로와 보상의 하나가 평소에 부담스러워 잘 먹지 않던 곳에 가서 식사를 하면서 기분을 내는 것이다.
셀프 칭찬을 잘 하는 사람이 더 매사에 긍정적이고,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것도 잘 할 수 있게 된다.
오늘 마침 시험을 마치고 스스로에게 보상을 하려는 날에 아내가 고기를 원해서 한우를 구워 먹었다.
수고를 누가 알아주기를 기대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거나 실망하기 쉽다.
차라리 수고한 ‘나’에게 맛있는 거 사주며 셀프 칭찬을 하는 것도 ‘나’를 지키는 지혜이다.
#임가네한우 #셀프칭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