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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페 좋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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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원
Jun 10. 2024
뷔페 좋아하세요?
뷔페를 처음 가 본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아버지와 함께 조선 호텔 뷔페를 가게 되었는데 인생에 신세계가 열리는 것 같았다.
가장 전성기인 대학 때는 뷔페를 갈 일이 생기면 메인 음식만 7번 정도는 먹었다.
대학교 3학년 여름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가기 전 날 함께 가는 친구 부모님과 함께 뷔페에 가서 식사를 했다.
디저트까지 10 접시를 먹고, 아이스크림까지 먹고 배탈이 나서 병원에 가서 링거까지 맞고 비행기를 탔었다.
그 이후로는 뷔페에 가도 먹는 양이 줄어서 이제는 메인 접시 3번 정도에 디저트 한 접시 정도이다.
뷔페가 언제 어디에서 유래가 되었는지는 몇 가지 설이 있다.
그중에 가장 유력한 것은 날씨가 추운 러시아에서 음식이 식기 전에 먹으려고 주방에 음식을 모두 차려 놓고 바로 가져다 먹었다는 것이다.
오늘날에는 뷔페의 종류도 다양해서 해산물, 초밥, 고기 등에 특화된 뷔페도 많아지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특별한 때는 호텔 뷔페를 가곤 했다.
이제 한국에서 호텔 뷔페는 너무 비싸서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10년 전쯤 아랍에미레이트에 있을 때는 가끔 쿠폰으로 저렴하게 뷔페를 이용할 기회가 있어서 종종 갔었다.
특히 아부다비에 있을 때 가끔 한 사람에 2만 원 정도에 호텔 조식 뷔페를 이용할 수 있었는데 아침 7시부터 오전 11시까지여서 아침 7시에 가서 거의 11시까지 있으면서 아침과 점심을 다 해결하고 온 적이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에서 내돈내산으로 뷔페를 간 적은 아내가 항암을 하고 있을 때 원하는 음식을 조금씩이라도 먹으면 좋겠다고 해서 함께 간 적이 있다.
요즘은 뷔페를 일부러 가지 않아도 종종 결혼식을 가서 음식이 만족스러운 곳에 다녀오면 나름 뷔페를 다녀온 느낌을 가지게 된다.
최근에는 호텔 뷔페보다 점심에 6천 원에 7가지 반찬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한식 뷔페가 훨씬 마음이 편하고, 10장을 구입하면 한 장을 더 주는 쿠폰을 사서 종종 가게 된다.
젊어서는 뷔페에 갈 기회가 생기면 기대와 설렘이 훨씬 컸다.
'젊기 때문'이라는 표현보다는 '살이 찌기 전에는'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 같다.
그러나 이제는 가끔 뷔페에 갈 기회가 생기면 기대도 되지만 부담이 더 크다.
좋은 뷔페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는 기대보다 이후에 체중계에 올라설 일이 더 부담이 된다.
그래서 이제는 초대를 받아 가는 경우가 아니라면 내 선택으로 뷔페를 가는 일은 극히 드물다.
이제는 비용에 대한 부담도 있지만 기껏 뷔페에 가서 살이 찔까 봐 마음껏 먹기도 힘든 마음이 싫어서 웬만해서는 뷔페를 안 간다.
뷔페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내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라면, 그로 인해 그나마 유지하던 체중이 더 늘어나는 것이 고민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음식을 푸짐하게 많이 먹는 것보다 함께 먹다 보면 마음도 편하고 기분도 좋은 사람들과 먹는 것이 더 좋다.
아마 이런 고민이 나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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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생 2막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살면서 깨닫고 어려움을 극복한 마음들을 글을 통해 함께 나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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