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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Jun 03. 2023

마음에 운동화 끈을 다시 묶고

왜 지금 나는 글을 쓰는가?


마음에 운동화 끈을 다시 묶고     


어제저녁 이미 5권의 책을 내신 최주선 작가님의 글쓰기 특강에 참여했다.

이번 글쓰기 특강 가운데 가장 마음에 와닿은 내용은 

‘글쓰기는 누군가의 운동화 끈을 묶어주는 것과 같다.’라는 말이었다.

글쓰기 특강을 통해 글을 쓰는 방법보다 글을 쓰는 자세에 대해 새삼 생각을 해보았다.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내용이 아니라면 글은 왜 쓰는 것일까?

가장 먼저 글을 쓰는 주체는 ‘나’이고 ‘내 마음과 내 이야기’가 글의 내용이 된다.

하지만 단순히 일기가 아니라 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쓴다면 누군가와 마음의 눈을 맞추는 것이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때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눈빛이 더 많은 말을 담고 있다.

그래서 마음이 통하는 친밀한 사람과 대화를 할 때는 눈을 자주 맞추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때 나를 포장할 이유도 없고, 내 자랑을 하기 위해 화려한 미사여구를 동원하지 않는다. 그냥 누구에게도 다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나누며 서로 울기도 하고, 함께 기쁨도 나누기 위해 진솔하게 나누는 것 아닌가?

이제 나와 마음이 통해서 서로 있는 그대로 다 받아주고 나눌 수 있는 사람에게 나누는 마음으로 글을 쓸 때 의미가 있는 것이다.     



누구를 향해서 글을 쓰려고 하는 것일까?

사실 누군가의 운동화 끈을 묶어주는 사이는 특별한 사이이고, 마음이 통하는 사람이 할 일이다.

글을 쓰는 마음의 자세가 누군가의 운동화 끈을 묶어주는 것이라면 상대방에게 도전과 용기를 주는 것이다.

함께하고 싶은 사람에게 “나랑 같이 달려보자. 넌 다시 할 수 있어.”라고 용기를 주는 응원의 메시지 아닌가?

혼자는 다시 도전하고 싶지 않고, 달릴 힘도 없을 때 누군가 같이 도전하고 달리자는 초대장과도 같다.     



우리 각자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고 또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일이 있다.

자녀를 사랑하고 자녀보다 내가 실력이 있어도 자녀가 봐야 할 시험을 부모가 대신 볼 수는 없다.

내가 사색하고 느끼고 깨달은 것을 글로 쓰는 것을 다른 사람이 대신 써 줄 수는 없다.

하지만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한 방향을 바라보고 차를 마시며 같은 시선으로 이야기를 나누듯, 내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함께 나눌 누군가가 없다면 글을 쓸 이유도 없다.

그래서 글쓰기는 나와 함께 걷고 달리고 함께 동행하자는 초대장인 것이다.      



새로운 길 앞에서 왜 나는 글을 쓸까?

‘발을 뻗으면 길이 보인다.’ 맞는 말이다. 다시 발을 뻗을 시간이다.

걸어온 길이 그저 꽃 길은 아니었다. 길이 없어 보이는 광야를 향해 발을 뻗으면 길이 보였던 삶이 아니던가?



내 인생에 새로운 길 앞에 서 있고 그 길을 가기 위해 마음에 운동화 끈을 다시 묶을 시간이다.     

사람이 어떤 새로운 결단과 결심을 할 때 혼자만 생각하기보다 주변에 그 결심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가족이나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포기하고 싶을 때 지탱할 이유와 힘이 된다.

지금 나에게 글쓰기는 나 혼자 새로운 길을 갈 힘과 지혜가 부족하여 그 길을 함께 걸어가기 원하는 사람을 향해 “운동화 끈 묶고 같이 가보실래요?”라는 마음에 초청이 아닌가 싶다.     



특강을 통해 내가 왜 지금 글을 쓰기 원하는지, 또 어떤 마음으로 글을 계속 써야 할지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깨닫게 도와주신 작가님께 감사하며 오늘도 함께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마음을 담아 이야기를 건넨다.

새로운 길 앞에서 주저하는 사람들의 운동화 끈을 묶어주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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