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동그라미 원 Jun 05. 2023

함께 하는 길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우리 모두에게


함께 가는 길


우리 사회의 모든 지표가 서로 간의 갈등을 잘 극복하기보다는 남녀도 세대도 서로를 불편해하며 함께보다는 단절을 향해 가고 있다.


부모와 어른 세대가 자녀 세대와 젊은 세대에게 존중과 권위를 잃어버린 중요한 이유는 부모 세대의 삶의 경험이 다음 세대에게 다가오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나 때는 말이야..."는 어른 세대의 소중한 경험이 아니라 '꼰대'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

어른 세대가 젊어서 경험한 것이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는 이미 역사책 이야기처럼 먼 이야기가 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세상의 변화 가운데 어른 세대든 젊은 세대든 가보지 않은 길을 때로는 혼돈 속에서 때로는 힘겹게 가고 있다.



하지만 가보지 않은 길을 갈수록 혼자 가기보다는 함께 가는 것이 서로를 격려하며 힘겨움을 이길 능력이 된다.



지금 세상은 오히려 혼자가 편하고 혼자가 익숙하며 대면보다 비대면이 익숙한 문화와 정서로 변해가고 있다.

일처리는 혼자와 비대면이 편할지 몰라도 우리는 혼자서는 외로움을 넘어 불완전하다.



함께 한다는 것은 편리함과는 반대일 수 있다. 육체적 감정적 소모도 더 많을 수 있다.

이제는 아랫사람이라고 무조건 참는 일도 없으니 사회와 조직에서도 함께 하는 것이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람이 만든 역사는 각자에 의해서가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진 역사였다. 아무리 훌륭한 사람이 있다고 해도 함께 하는 사람이 없는 역사는 없다.



세상은 지난 3년간 소중한 사람과도 함께 하지 못하고 심지어 가족의 임종조차 함께하지 못하는 혼돈의 시간을 겪었다.

오히려 이 시간을 보내면서 비대면이 익숙해지기보다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돌아보게 된다.



우리는 코로나라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단절을 경험하고 나니 AI나 인공지능이 우리를 또 다른 차원의 단절을 경험하게 만드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때문에 어른 세대이건 젊은 세대이건 결국 가보지 않은 길을 함께 돕고 의지하며 걸어갈 함께 할 사람이 소중하다.



오늘 20년을 함께 삶을 나누던 분들과 오랜만에 여유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 이야기를 나눠도 매일 만나던 것처럼 얘기를 나누게 되는 분들이 있고 매일 얼굴을 봐도 서먹한 사람들도 있다.

나는 누군가에게 언제나 함께하고 싶은 사람일까? 함께 하고 싶지 않은 부담스러운 사람일까?

모두에게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일 수는 없지만 적어도 누군가와는 인생에 동행하고 싶은 사람이기를 원한다.



만일 내 삶에 언제라도 진솔하게 마음을 나눌 사람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어떻게 혼자 더 살 살아갈까?'를 고민하기 전에 언제라도 마음을 나누는 사람이 있기를 바란다.



가보지 않은 길은 누구에게나 다가오고 있다.

그 길에서 혼자 고민하고 방황하지 않는 것이 이 시대의 지혜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짜장면 한 그릇, 국수 한 그릇이 주는 감동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