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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원 Jun 10. 2023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배우고 싶은 사람이 되자

꼰대세대가 MZ세대와 공감하며 소통하는 법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배우고 싶은 사람이 되자          



작년에 아들 결혼을 앞두고 지금의 며느리와 만났다.

그전에 한두 번 만나기는 했지만 정식으로 결혼을 하기로 한 후에 만나 이런 질문을 하였다.

”그래 넌 결혼이 뭐라고 생각하니? “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음, 너무 어려워요. 패스~“라고 하는 답에 그야말로 빵 터졌다.

내가 25살에 어른의 질문에 그렇게 반응하고 답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25살의 표현과 반응이 나에게는 조금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신선하고 나쁘지 않았다.     



사실 내가 젊어서는 오히려 사람들 앞에서 가면을 쓴 채 가식적으로 살았던 것을 반성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요즘 젊은이들이 어른에 대한 예의나 배려가 없다기보다 거리낌 없는 솔직함을 본다.

물론 우리 세대의 기준에서 보면 예의나 개념이 없어 보이지만, 그건 그 세대들이 우리를 볼 때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거리낌 없는 솔직함과 당당함은 얼마든지 단점이 아닌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들에게 ”나 때는 말이야...” 하면서 가르치려고 하면 단절이 되지만, 오히려 그들에게 새롭게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여기고 다가가면 얼마든지 소통이 된다.     



요즘 MZ세대들이 직장이나 조직을 퇴사하거나 떠나는 소식을 많이 듣게 된다.

심지어 평생직장으로 여겨지던 공무원들도 포기하고 떠나는 것이 뉴스가 될 정도이다.

물론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강압적이고 상명하복적인 조직 문화를 떠나는 것이다.     



이서기 작가의 ⟪딱 1인분만 할게요⟫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200도 못 버는데 왜 2인분 하라고 하세요. 받은 만큼만 일하겠습니다.”

MZ 세대는 자기 몫 이상을 하지 않고 노력도 안 하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무조건적인 희생의 강요가 아니라 제대로 된 평가와 존중을 원하는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내 자녀가 어디 가서 1인분 월급 받고 몇 인분의 일을 강요받으면 화가 날 텐데, 이것을 다른 사람에게 열정페이로 강요하는 문화와 정서를 바꾸는 것이 맞다.     



그들에 대해 평가하기 전에 이미 그들에게는 무엇이 중요한지가 달라진 것을 느끼게 된다.

내가 젊은 시절에는 어쩌면 가식적으로 경쟁하고 가식적으로 표현했다면, 오히려 그들은 더 솔직하게 경쟁하고 더 솔직하게 표현한다.

그것이 그들 사이에서는 당연하고 자연스럽지만 어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아 서로 불편함이 된다.

하지만 그들의 솔직함과 당당함에 대해 마음에 문을 열면 그들의 장점과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한다.     



갓난아기와 소통하려면 ‘얼룰룰로 까꿍’하며 아기처럼 표현하게 된다.

지금은 젊은이들에게 ‘무조건 내 말 들어라.’가 아니라 그들의 표현으로 다가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제는 부모는 TV를 보고 있으면서 아이들에게는 무조건 공부하라고 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

‘너희들이 우리에게 배워라.‘라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정말 배울 것이 있구나.‘라고 느끼며 다가오는 삶을 살아야 하는 때다.     



생각해 보면 나도 ’ 잘난 척‘하는 사람을 엄청 싫어하면서도 가식적으로 ’ 잘난 척‘하며 살지 않았나?

하지만 이제 젊은 세대들은 잘난 척을 그냥 보고 넘어가지 않는 솔직함과 당당함이 있는 것을 느낀다.

그들의 감성과 표현에 대해 불쾌하거나 불편해하지 말고 오히려 그들을 통해 배울 것은 배우고, 그들이 닮고 싶은 어른이 되어야겠다.     



그들에게 솔직함과 당당함이 있지만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고 깨닫고 배워야 할 것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들에게는 감성을 자극하고 열광할 대상도 필요하지만 정말 닮고 배우고 싶은 롤모델도 필요하다.    

 


어차피 나이로 꼰대 세대가 된 내가 “나 때는 말이야...”하며 가르치려고 하면 꼰대 취급받는 시대가 아닌가?

가르치려고 하지 말고 그들이 귀 기울여 듣고 배우고 싶은 사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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