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출처: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8352024&code=61161111&sid1=yeo
여러분 때문에 행복했습니다.
U20 월드컵 대회 3,4위전에서 아쉽게 이스라엘에 져서 4위를 차지했다.
사실 특별한 스타플레이어가 없어 주목받지 못하던 팀이 월드컵 4강에 오른 쾌거였다.
하지만 준결승에서 이탈리아에 아깝게 패하고 맞은 3,4위전에서도 결국 막판 실점에 져서 선수들은 주저앉았다.
그리고 겨우 추스르고 일어나 교민들이 있는 곳을 향해 가서 인사를 했다.
이때 교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선수 이름이 적힌 흰 종이와 교민 관객이 한 글자씩 일렬로 서서 ‘여러분 때문에 행복했습니다.’라는 소박한 카드 섹션을 하였다.
이것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의 팬들의 응원이 아니었다.
예전에 두바이에서 한국 대표팀이 월드컵을 앞두고 친선 경기를 하여서 직접 응원을 했던 기억이 났다.
아마도 아르헨티나에 살고 계신 교민들은 너무 멀어 한국에 거의 못 나오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축국의 나라 아르헨티나에서 어린 선수들이 이렇게 멋지게 싸우는 모습을 볼 기회를 상상이나 했겠는가?
‘여러분 때문에 행복했습니다.’라는 소박한 응원은 단순한 응원이 아닌 정말 그분들이 받은 위로였을 것이다.
그래서 경기에 진 채 이 광경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을 향해 “괜찮아, 괜찮아!”를 연호할 때 모두의 가슴이 벅찬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아마 이 어린 선수들이 앞으로도 운동을 하면서 어렵고 주저앉고 싶을 때 이 순간이 떠올라 힘이 날 것이다.
그리고 이역만리에서 말 못 할 어려움을 가지고 살아가시던 분들도 위로와 힘을 얻는 시간이었기를 빈다.
우리나라는 89년에 처음으로 여행 자유화가 되었고 나는 그해 여름에 유럽 배낭여행을 다녀왔다.
그때만 해도 88 올림픽 이후 한국의 발전상을 알고 있는 분도 일부 있었지만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6.25 전쟁부터 물어봤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 이후 한국의 위상은 놀랍게 달라졌고, 그 이후 어디를 가든 한국여권을 가지고 가는 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질 정도이다.
현재 조선족이나 고려인과 같은 이중국적 재외국민을 제외하고도 해외 거주 국민은 270만 명이 이른다.
지금 대한민국 국민의 5%가 넘는 국민이 해외에 나가 생활을 할 때 한국 선수의 선전이, 또는 한국의 K팝이나 K컬처의 위상이 큰 자부심과 힘이 된다.
해외에 있을 때나 다닐 때 오히려 현지인이 한국 연예인을 아냐고 물어보면 모르는 경우가 더 많았다.
예전에 라오스 대학에 가서 섬길 때 아내는 대학에서 한국어 과정을 특별반처럼 개설을 하였다.
라오스는 한국으로 근로자로 올 수 있는 국가가 아니었기에 몇 명이나 한국어를 배우고자 할까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첫날 수업을 하려고 하니 거의 200명에 달하는 학생이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모인 것이 아닌가?
이렇듯 이미 세계 어디에서나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것은 어느 한 사람의 노력이나 어떤 특별한 일 때문이 아니다.
잘 싸웠지만 경기에 졌던 어린 선수들에게 ‘여러분 때문에 행복했습니다.’라고 함께 위로하고 서로 흘린 눈물을 통해 우리 국민의 잠재력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 안에는 세대, 남녀, 이념, 지역 등 온갖 갈등이 너무 많다.
하지만 우리는 모든 영역에서 우리의 경쟁 상대는 우리 국민끼리가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인정을 받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특출 난 선수가 없었어도 원팀이 되어 당당히 월드컵 4강에 올랐듯이, 대한민국 모든 영역에서 서로 원팀이 되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고 서로를 위로하는 일이 더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여러분 때문에 행복했습니다.’라는 응원과 그 눈물로 인해 함께 마음이 벅찼다.
[U-20 3·4위전] 관중석 앞에서 펑펑 눈물 흘린 사연
https://www.youtube.com/watch?v=ELqz1K2yQ1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