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명한 남편에게 아내의 생일은 본인의 생일보다 중요하다.
자신의 생일은 평범한 일상처럼 지나가도 크게 상관이 없어도,
아내의 생일을 잊어버리고 무관심하게 지나가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아내를 사랑하고 귀하게 여기는 남편이라면 내 감정이나 기분보다 아내가 마음이 편하고 기분이 좋아야 삶이 편하다는 건 ‘하늘의 섭리’라 할만하다.
아내들도 각자의 성향에 따라 생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정도는 다르겠지만 남편이 생일을 잊어버리거나 무관심하게 지나가면 서운하지 않을 아내가 있겠는가?
아내가 서운하면 남편의 그 이후 시간은 시련이 될 수 있다.
올해는 아내 생일을 네 번 챙기게 되었다.
10월에는 어머니, 아버지와 아내, 그리고 며느리 생일까지 있다.
첫 번째는 아버지 생일날 부모님과 점심을 먹을 때 어머니께서 아내 생일도 함께 축하하자고 하시면서 점심값을 내셨다.
아버지 생신 축하를 위해 모였지만, 첫 번째로 아내 생일도 축하하는 자리가 되었다.
두 번째는 지난 일요일 저녁에 아들이 작은 케이크를 준비해 와서 엄마 생일을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다.
월요일부터 일주일간 해외로 출장을 가게 되어 엄마의 생일날에 함께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월요일은 내가 쉬는 날이었는데 아내 생일날에는 점심에 외식하기는 어려워서 외식했다.
양 갈비를 포함한 양고기 모둠 구이를 먹으며 세 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시간을 가졌다.
예전에 중동에 몇 년을 살 때 양고기를 종종 먹어서 양고기는 우리 부부에게는 추억의 음식이기도 하다.
4년 전 아내 생일에 재발한 암수술 후 병원에서 항암과 방사선 치료까지 이어지는 항암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당시 아내는 “생일 선물로 항암 패키지를 받았네.”라고 덤덤히 말했었다.
그리고 지금 모든 항암의 과정을 잘 이기고 다시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와 생일을 맞이하는 아내다.
나에게는 절대로 잊어버리거나 무관심하게 넘어갈 수 있는 날이 아니다.
생일인 오늘을 위해서는 어제 몇 가지 준비를 했다.
반찬가게에서 미역국과 생선구이를 사고, 근처 빵집에서 조각 케이크를 준비하였다.
그리고 이번 겨울을 위해 이전에 쓰던 전기요보다 전자파가 없다는 카본 탄소 전기요를 주문했다.
점심시간에 집에 잠시 들러서 아내와 점심을 함께 하기 위해 집으로 가는 길에 초밥을 사서 집으로 갔다.
집에 가니 주문한 전기요가 도착해 있어서 아내에게 ‘따듯함’을 선물로 전달하였다.
아내가 데워 놓은 국과 반찬, 그리고 초밥으로 점심을 함께하고 조각 케이크로 초를 불며 네 번째 생일 이벤트를 했다.
이렇게 일주일에 걸친 아내 생일 이벤트는 일단락이 되었다.
무언가 대단한 걸 해주지는 못했어도 작년에야 표적 항암 치료까지 모든 항암의 과정을 다 이기고 건강하게 맞이하는 아내의 생일은 그 자체가 특별하다.
이제 내년은 암 투병 이후 5년이 지나 의학적으로 완치 판정을 받는 선물이 아내에게 주어질 것을 믿고 기대한다.
그러면 내년 생일에는 5년 완치 기념으로 더 근사한 생일을 지낼 계획을 지금부터 구상해 본다.
일 년의 자신과 가족의 평안을 위해 아내 생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현명한 남편의 중요한 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