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가 차고 있는 시계가 화제가 되곤 한다.
그런 시계 중에서 하나에 몇억을 하는 시계도 있어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한다.
두바이에 있을 때 유명 시계 브랜드 전시장이 종종 가는 쇼핑몰에 있어 그런 시계를 구경한 적은 있다.
내가 가진 시계 중에 가장 비싼 건 결혼 때 한 시계로 30년 전에 백만 원 정도 하는 거였다.
지금도 시계가 10개는 되고 예전에 시계가 20개도 넘었는데 대부분은 10만 원 미만의 것들이다.
4년 정도는 아들이 생일에 선물해 준 스마트 워치를 차고 다녔는데 어느 날 수명이 다해 버렸다.
비싼 시계 하나를 손목에 모시고 다니느니 디자인 마음에 들고 시간 잘 맞는 시계가 훨씬 편하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에 가치를 부여하고 명품을 부러워하거나 집착하는 경향이 생겼다.
정말 소중한 것은 아무리 비싸도 돈으로 살 수 있는 시계가 아니라, 때로는 돈으로 환산 불가능한 시간이다.
예전에 두바이에서 어느 부모님을 뵈었는데, 그 부모님은 이집트 홍해로 스쿠버 다이빙하러 다녀온다던 아들이 갑자기 비행기에서 심장마비로 뇌사 상태에 있게 되어서 오셨는데 결국 아들은 세상을 떠났다.
너무도 안타까웠지만 누구에게라도 절대로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이라는 시계가 멈추는 날이 있다.
당연하게 여기고, 별것 아닌 것처럼 흘려보낸 시간이 어떤 값을 주고도 되돌릴 수 없는 소중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점점 시계나 옷, 구두와 같이 나를 포장하는 것에 돈을 들이는 것은 흥미가 없어진다.
어제도 발 편한 구두를 만 오천 원에 샀는데, 이런 신발 내내 신다가 밑창이 뚫어지면 미련 없이 버린다.
그래서 점점 신발이나 옷도 비싸고 좋은 옷보다 실용적이고 나중에 버려도 별 부담 없는 것을 사게 된다.
이제는 명품이 ‘나’라는 사람의 가치를 돋보이게 할 것이라는 기대나 착각은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생의 되돌릴 수 없는 시간에 후회하지 않을 인생을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돌아보게 된다.
우리가 입는 옷에는 무언가를 넣을 수 있는 주머니가 있지만,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
이제는 살아온 날보다 살날이 적다고 생각하니 마지막에 많이 쌓아놓고 후회할 인생은 살고 싶지 않다.
아무리 비싼 시계도 약이 떨어지면 멈춰있기도 하지만, 내 인생의 시간은 한순간도 멈추는 법이 없다.
각자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시간은 누구에게나 시계보다 비교할 수 없이 소중하다.
결코 되돌릴 수도, 돈으로 살 수도 없는 시간을 시계보다는 소중히 여기며 사는 것이 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