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있었던 해프닝이다.
집에 와서 샤워를 마치고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쉬려는데 ‘딩동’ 초인종이 울린다.
누군가 집에 초인종 누르는 일이 거의 없고, 간혹 음식 배달을 시키면 누르고 가긴 한다.
음식을 주문하지 않았기에 ‘누가 초인종을 누르지?’ 궁금한 마음으로 문을 열였더니 문 앞에 음식이 있다.
‘혹시 외출한 아내가 집에 오면서 주문했나?’ 확인하니 앞 동 같은 호수 음식을 배달원이 착각한 것이다.
이미 배달원은 바람과 같이 사라지고 타고 온 오토바이 소리가 멀어지고 있었다.
잠깐 고민하다가 얼른 옷을 갈아입고 음식을 들고 앞 동으로 달려가 원래 주문한 집 앞에 놓고 초인종을 누르고 왔다.
아마도 그 음식을 주문한 집은 이런 해프닝이 있었는지 지금도 모르고 있을 것이다.
만일 내가 나와 상관없는 일이니 모르는 체하고 그냥 그 음식을 놔뒀다면 어땠을까?
주문을 받은 음식점은 음식점대로, 배달원은 배달원대로 난감하며 손해를 보지 않았을까?
잠깐의 수고로 내가 배달을 대신한 것으로 적어도 주문한 사람, 음식점, 배달원 모두의 피해를 막았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했다.
최근에서 서로 선의를 베풀기도 쉽지 않은 세상이다.
이웃에게 선의를 베풀었다가 오히려 오해를 사거나 고소를 당하기까지 하는 시대이다.
각자의 작은 노력을 통해 각박하고 서로 적대적이기까지 한 세상이 배려와 정이 넘치게 되기를 소망한다.